국회 보고까지 미룬 대미투자…막판 진통에 외교라인까지 총동원

조현 외교부 장관이 17일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위해 출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조현 외교부 장관이 17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위해 출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대미투자 프로젝트 협상이 막판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당초 예정됐던 국회 보고가 연기되면서 금명간 진행될 것으로 보였던 양해각서(MOU) 서명도 미뤄질 전망이다. 정부는 외교·통상 라인을 총동원해 막판 조율에 나서는 모양새다.

17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전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와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이날 예정됐던 대미투자 관련 보고를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회 보고가 미뤄지면서 이르면 18일로 예상됐던 대미투자 1호 프로젝트 MOU 서명과 발표도 무기한 연기됐다.

막판 협상의 쟁점은 대미투자 사업의 구성과 투자 조건이다. 한·미 관세협상에 따른 3500억 달러 규모 대미투자 가운데 2000억 달러에 대한 용처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전략투자 MOU상 총 투자액은 2000억 달러, 연간 송금액은 200억 달러를 넘기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업을 놓고는 양측의 조율이 계속되고 있다. 대미투자 1호 사업으로는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 등이 유력한 상황이다. 다만 이를 둘러싼 전력 수요처 보증 문제, 국내 기업 참여 등을 두고 여전히 쟁점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원전 분야에서는 사업 참여 방식과 웨스팅하우스와의 협력 구조 등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양국은 미국에 신규 건설하는 대형 원전 중 한국형 APR1400의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정부는 신규 대형 원전 일부에 대한 APR 1400 도입을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 측에서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용후핵연료를 처리하는 파이로프로세싱 사업도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파이로프로세싱은 사용후핵연료를 전기화학 반응으로 처리해 우라늄과 초우라늄 원소를 회수하는 재처리 기술이다. 다만 해당 사업에 자금이 투입될 경우 투자비 상한선인 2000억 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수익과 손실을 어떻게 나눌지도 핵심 쟁점이다. 일부 프로젝트의 사업성이 예상보다 떨어질 경우 한국 측이 어느 정도의 위험을 부담할지가 향후 투자 안정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양국의 합의가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외교 라인도 협상에 가세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미국으로 출국해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갖는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도 최근 미국을 찾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등과 대미투자와 관련한 막판 협상에 나선 바 있다. 

정부는 투자 한도를 지키는 동시에 개별 프로젝트의 사업성과 손실 위험을 감안해 투자 조건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조현 장관은 출국에 앞서 "한·미 간 이견이 있다기보다 국내 절차적 문제를 좀 확실히 하기 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체적으로 양국 관계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대미투자 문제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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