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대신 추천"…AI가 바꾼 온라인 쇼핑 공식

  • 장문 검색 늘고 필터·추가 탐색은 줄어

  • 추천 정교화·소비자 신뢰 확보는 과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온라인 쇼핑에서 검색의 역할이 달라지고 있다. 상품명을 직접 입력해 원하는 제품을 찾던 방식에서 벗어나 이용자의 취향과 상황을 인공지능(AI)이 해석해 추천 결과를 제시하는 방식이 자리 잡으면서다. 쇼핑의 기준도 검색에서 추천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다.

26일 리졸브AI의 쇼핑 행동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쇼핑객 10명 중 7명은 한 차례 검색만으로 구매를 마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 단어 이상으로 구성된 장문 검색은 2024년 전체 검색의 25%에서 올해 2월 40%로 증가한 반면, 필터 사용과 검색 결과 첫 페이지 이후를 탐색하는 비중은 각각 13% 감소했다. 키워드를 조합해 상품을 찾기보다 소비자 의도를 AI가 해석하는 방식으로 쇼핑 환경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검색창 밖에서도 변화는 나타나고 있다. 세일즈포스 조사에서는 소비자의 39%가 AI를 상품 탐색에 활용하고 있었고, Z세대에서는 이 비중이 절반을 넘었다. 캡제미니 조사에서도 소비자 5명 중 3명가량이 기존 검색엔진을 생성형 AI로 대체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명을 검색해 결과를 일일이 비교하기보다 AI에 조건을 제시하고 후보를 추천받는 방식이 새로운 탐색 경로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플랫폼 서비스에도 반영됐다. 무신사는 최근 오픈AI의 챗GPT 안에 무신사 전용 앱을 출시했다. 브랜드나 상품명을 입력하지 않아도 가격대와 선호 브랜드 등 다양한 맥락을 반영해 상품을 추천하고 결과는 무신사 온라인 스토어로 연결된다. 앞서 무신사는 카카오톡 내에서도 AI가 스타일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대화형 패션·뷰티 커머스를 통해 정교한 추천 결과를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서비스와의 연계를 통해 무신사 스토어로 트래픽 유입을 견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프클럽 ‘발견형 커머스•실감형 미디어 커머스’ 구현 이미지사진하프클럽
하프클럽 ‘발견형 커머스·실감형 미디어 커머스’ 구현 이미지[사진=하프클럽]

하프클럽은 스타일 중심 AI 검색을 도입했다. 기존 키워드 중심 검색에서 나아가 '가을 출근룩', '올해 유행하는 휴가룩' 등 스타일 중심의 검색어로도 관련 상품을 찾을 수 있는 AI 검색 환경​을 구축했다. AI가 검색어에 담긴 스타일과 트렌드를 분석한 뒤 약 700만개의 상품 데이터와 비교해 관련성이 높은 상품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상품 상세페이지에는 이미지-비디오 변환(Image-to-Video)기술로 정적인 상품 이미지를 영상으로 구현하는 기능도 적용했다. 상품의 실루엣과 움직임을 보다 직관적으로 보여줘 온라인에서도 실제 착용 모습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향후 주요 브랜드 상품을 대상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에이블리는 생성형 AI 기반 가상 피팅 서비스 'AI 옷입기'를 통해 이용자가 다양한 스타일을 미리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소비자가 입어보고 싶은 패션 스타일 최대 10개를 선택한 뒤, 사진 1장을 등록하면 사진 속 자신의 얼굴, 배경을 기반으로 다양한 옷 스타일을 입어볼 수 있다. 취향에 맞는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스타일 커머스' 역할을 넘어, 소비자가 보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추천이 쇼핑의 출발점이 되면서 플랫폼이 축적한 상품 데이터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AI 기능 자체는 빠르게 평준화되더라도 상품 정보를 얼마나 정교하게 구축하고 이용자 취향과 연결해 추천 결과를 만들어내느냐가 서비스 완성도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AI가 상품 검색을 넘어 비교와 추천, 구매 지원까지 맡는 형태로 활용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조사에 따르면 'AI 쇼핑 에이전트'를 이용해보고 싶지만 AI에 모든 구매를 맡기기는 어렵다는 응답이 50.2%를 차지했다. AI에게 쇼핑을 전적으로 맡기기 어려운 이유로는 'AI 데이터 분석만으로는 개인 취향을 완벽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는 응답이 43%로 가장 많았다. AI 추천 서비스가 확산될수록 개인 취향을 얼마나 정교하게 반영하고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시월 건국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마다 원하는 정보와 구매 기준이 다른 만큼 개인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추천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며 "체형과 시간·장소·상황(TPO) 등 다양한 정보를 얼마나 빠르게 축적해 추천에 반영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천 서비스가 확대되는 만큼 이에 걸맞은 책임 체계와 환불 시스템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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