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부터 키옥시아, TSMC까지 일제히 하락…AI 속도조절론에 亞 반도체주 '된서리'

  • AI 속도조절론에 반도체 수요 약화 전망

  • AI 붐 지속 전망도 제기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인공지능(AI) 모델의 과도한 개발 경쟁 우려 속에 'AI 속도조절론'이 전 세계적으로 힘을 받고 있는 가운데 14일 아시아 증시에서 주요 반도체업체들의 주가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30분 현재 한국증시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각각 2.5%, 4.3% 하락하고 있고 대만증시에서는 TSMC가 1%, 중국증시에서는 CXMT가 3% 가량 빠지는 등 아시아 증시 전반적으로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증시에서는 키옥시아, 소프트뱅크가 각각 7.2%, 11.2% 급락 중이다. 특히 오픈AI 지분을 보유한 소프트뱅크는 오픈AI가 올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소식에 낙폭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최근 세계 AI업계에서 본격 제기된 'AI 속도조절론'이 도화선이 됐다. 지난 12일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는 AI의 무분별한 개발에 우려를 감안해 속도 조절을 촉구하며, AI 안전을 위해 업계 차원의 공조뿐 아니라 국제적인 협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제안에 올트먼 오픈AI CEO와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겸 xAI CEO도 잇따라 공개적인 지지 의사를 밝혔다. 또한 앤트로픽, 오픈AI, 구글 등은 AI 안전 표준 협의체를 설립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미국 기술 전문 매체 디 인포메이션이 13일 보도했다.

따라서 주요 AI 기업들의 AI 모델 개발 경쟁 속도가 늦춰질 경우, AI 모델 개발에 필요한 반도체 수요도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도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 AI 기업들이 모델 개발에 엄청난 자금을 투입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던 차에 속도조절론까지 제기되면서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 부담이 커진 모습이다.

글로벌 투자 플랫폼 이토로(eToro)의 조시 길버트 연구원은 "이번 주 투자자들은 분명 AI 붐의 향방에 의문을 제기할 것"이라며 "오늘 아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모두 하락하는 것은 투자자들이 우선 매도에 나선 뒤 나중에 그 이유를 따져보는 모습을 보여주는 초기 신호"라고 진단했다.

더욱이 이날 증시에서는 중동 불안에 따른 유가 상승 및 이번 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유력시되는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더해지며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현재 제기되고 있는 AI 속도조절론은 기업들의 과도한 투자를 방지하기 위한 일시적인 현상이고, 전체적인 AI 붐은 계속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싱가포르 소재 투자회사 올스프링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게리 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속도조절론과 관련해 "단기적 압력은 있겠지만, AI 발전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초기 단계에 있다"며 "기술이 이처럼 빠르게 발전하는 상황에서 나머지 AI 생태계가 현재의 서열 구도를 받아들이고 개발 속도를 늦추려는 움직임에 동의할지는 확신하기 어렵다"고 평했다. 선두업체들의 속도조절을 기회로 후발 업체들이 추격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이날 취재진과 만나 'AI 업계가 개발 속도를 늦추거나 더 많은 규제를 받아야 하느냐'는 질문에 중국 업체들의 추격에 대한 경계심을 나타내며 속도조절론에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그는 "우리는 AI에서 중국을 앞서고 있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기술적으로 발전한 나라"라며 "솔직히 말해 AI(경쟁)에서 이기는 쪽이 승리하기 때문에 나는 이 방식을 유지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울러 AI 선두업체들의 속도조절이나 규제가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반도체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싱가포르 소재 삭소마켓의 차루 차나나 수석 투자 전략가는 "추가적인 규제가 도입된다고 해서 컴퓨팅 자원 및 AI 도입 수요가 사라지지는 않는다"며 "투자자들의 관점에서 볼 때 AI가 책임감 있는 방식으로 발전한다면 발전 속도가 좀 더 둔화하더라도 기회의 지속성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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