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잦은 가을비로 철원지역 볏짚 수거율이 예년의 60% 수준에 그친 가운데 철원군이 지역 축산농가에 볏짚을 우선 공급해 달라고 농업인들에게 요청했다.
10일 철원군에 따르면 군은 볏짚 부족과 사료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축산농가를 위해 수확기 볏짚의 관외 반출 자제를 당부했다.
볏짚은 한우와 젖소 등 반추가축의 먹이로 쓰이는 대표적인 조사료다. 쌀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가축 사료로 활용해 수입 조사료를 대체하고 생산비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지난해 수확기 이어진 비로 볏짚을 말리고 묶는 작업에 차질이 빚어졌다. 철원지역 실제 수거율은 평년의 약 60%에 머물렀고, 축산농가가 확보한 조사료 재고도 크게 줄었다.
볏짚 부족은 철원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해 전국 주요 산지에서도 가을철 집중호우와 긴 장마로 수거 작업이 지연되면서 생산량 감소와 가격 상승이 잇따랐다. 일부 지역에서는 볏짚 생산량이 전년보다 크게 줄고 곤포 사일리지 가격이 30% 이상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국제 원자재 가격과 환율 변동에 따른 배합사료·수입 조사료 부담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산 볏짚마저 부족해지면 외부에서 조사료를 사들이는 운송비까지 더해져 한우·낙농 농가의 경영비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전국 농촌지역에서는 조사료 생산 지원을 확대하고 지역에서 생산된 볏짚을 관내 축산농가에 먼저 공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철원군의 관외 반출 자제 요청도 지역 내 조사료 자급률을 높이고 농가 간 수급 불균형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다만 볏짚 거래는 농가와 수거업체 사이의 민간 계약으로 이뤄지는 만큼 행정기관의 요청만으로 관외 유출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 지역 내 공급을 늘리려면 경종농가와 축산농가 간 계약 확대와 수거·운송비 지원 등 후속 대책이 함께 검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철원군 관계자는 “지역 농업인 간 상생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조사료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볏짚의 타 지역 유출을 자제해 달라”며 “조사료 부족을 겪는 지역 축산농가에 우선 공급될 수 있도록 협조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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