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국립대 뜨고, 지역의사제는 약대권이 노린다"…데이터로 본 2027 수시 지각변동

  • 진학사, 2027 수시 아젠다 분석…국립대 지원율 3년 연속 상승, '지방 정주형' 지원 뚜렷

  • 첫 도입 '지역의사제', 약대·수의대권 수험생들의 '역전 카드'로…합격선 1.5등급 형성 전망

  • 고3 급감 속 N수생 비중 28% 역대 최대…안정 지원 쥐고 '우주 상향' 던지는 양극화 심화

2027학년도 수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수험생과 학부모들 사진아주경제 DB
'2027학년도 수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수험생과 학부모들. [사진=아주경제 DB]
2027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원서접수를 앞두고 입시 지형에 뚜렷한 지각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극심하던 서울권 ‘인서울’ 쏠림 현상이 주춤하고 지방 거점 국립대를 중심으로 한 지역 대학 지원율이 3년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올해 처음 도입되는 ‘지역의사제’는 최상위권 전교 1~2등의 전유물이 되기보다는 약학·치의학·수의학 등 이른바 ‘메디컬 계열’ 지원권 수험생들의 전략적 우회로로 활용되는 양상이다. 여기에 2028 대입 개편을 앞두고 역대 최대 규모로 유입된 N수생과 ‘사탐런(자연계열의 사회탐구 선택)’ 열풍이 맞물리면서, 수험생들의 지원 전략은 ‘안정’과 ‘초상향(우주 상향)’으로 극단적 양극화를 보이고 있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가 지난 21일 수시 모의지원 데이터를 심층 분석해 발표한 ‘2027학년도 수시 아젠다’에 따르면, 비수도권 수험생들의 지역 내 잔류 및 국립대 선호 현상이 뚜렷해졌다.
 
전국 지원 건수 중 거점 국립대를 포함한 지방 국립대 지원 비율은 2025학년도 18.2%에서 2026학년도 19.9%, 2027학년도 21.6%로 3년 연속 꾸준히 확대됐다. 특히 비수도권 8개 권역 중 강원(54.8%)과 제주(54.3%)를 제외한 6개 권역에서 서울권 대학 모의지원 비율이 50% 미만으로 떨어졌다. 대구·경북(75.3%)과 부산·경남(76.4%)의 경우 출신 고교 권역 대학에 지원한 비율이 75%를 훌쩍 넘어섰다.
 
강원권 역시 2026학년도에는 서울권(57.4%) 지원이 지역 대학(47.6%)보다 높았으나, 2027학년도에는 지역 대학 지원(57.0%)이 서울권(54.8%)을 역전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극심한 취업난과 수도권 생활비 부담, 전년도 불수능 여파에 더해 최근 논의되는 지방 국립대 무상등록금 및 1도 1국립대 통합 이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특히 강원대의 경우 강릉원주대와의 통합 등 긍정적 요인이 맞물려 지원율이 크게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지역의사제 첫 도입…“약대·수의대권 수험생들의 ‘역전 카드’로 부상”
올해 첫 선을 보이는 지역의사제 전형은 의대 입시 판도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진학사 모의지원 분석 결과, 지역의사제 지원자의 평균 내신 등급은 학생부교과전형 1.50등급, 학생부종합전형 1.52등급 수준으로 형성됐다. 이는 일반 의대(교과 1.27등급, 종합 1.27등급)나 기존 지역인재전형(교과 1.33등급, 종합 1.43등급)보다 다소 낮은 수치다.
 
주목할 점은 지원자들의 동시 지원 패턴이다. 기존 지역인재전형 지원자들은 다른 의대를 중복 지원하는 비율이 70%에 달했으나, 지역의사제 지원자 중 타 의대를 함께 쓴 비율은 58%에 그쳤다. 반면 치대·한의대·약대·수의대 등 타 메디컬 계열을 병행 지원한 비율은 30%를 넘어섰으며, 특히 약대(10.0%)와의 동시 지원이 두드러졌다. 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 등 상위권 공대와 병행 지원한 ‘기타’ 비중도 지역인재(3.8%) 대비 지역의사제(7.1%)에서 약 2배 가까이 높았다.
 
우 소장은 “10년 의무 복무 규정으로 인해 전교 1~2등 최상위권은 기존 지역인재나 일반 의대로 향하고, 지역의사제는 약대나 수의대, 상위권 공대를 준비하던 차상위권 수험생들이 ‘의대 합격’을 노리고 1~2장의 카드를 던지는 전략적 우회로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선발 인원이 권역별로 1~2명에 불과해 수능 최저를 맞춘다 하더라도 합격선이 2등급대까지 폭락하는 ‘로또식 펑크’는 일부 특수 사례를 제외하고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전형별 지원 비율 자료진학사
전형별 지원 비율. [자료=진학사]
고3 급감 속 N수생 역대 최대…안정 지원 쥐고 ‘우주 상향’ 던지는 양극화
​​​​​​​지원자 구성에서는 고3 재학생의 급감과 N수생의 급증이 뚜렷했다. 진학사 수시 모의지원 이용자 중 고3은 전년 대비 28.5% 줄어든 반면, N수생은 6.4% 증가해 N수생 비율이 28.1%로 3개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시까지 합치면 올해 N수생은 17만 명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모수 변화는 지원 성향의 극단적 양극화로 이어졌다. 2028 대입 개편을 앞두고 재수를 피하려는 ‘안정 지원’이 주를 이룰 것이라는 당초 예측과 달리, 서울 30개 대학 교과전형 모의지원에서 ‘적정’(49.9%) 비중은 전년과 유사했으나 ‘소신’ 지원은 31.4%에서 20.4%로 급감했다. 반면 합격 확률이 매우 낮은 극단적 상향 지원인 ‘매우 위험(우주 상향)’ 비중은 10.4%에서 19.6%로 2배 가까이 폭증했다.
 
우 소장은 “정시를 주 타깃으로 삼는 N수생들이 수시 6장 중 일부를 학생부종합전형이나 논술전형을 통해 과감하게 상향 지원하고 있다”며 “고3 학생들 역시 ‘어설픈 소신 지원을 하느니 안정권 대학 1~2개를 확보해 두고 나머지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심리로 최상위권 대학에 베팅하자’는 심리가 팽배하다”고 분석했다.
 
서울 30개교 교과전형 지원 조합의 적정소신위험매우위험 비중 추이 자료진학사
서울 30개교 교과전형 지원 조합의 적정/소신/위험/매우위험 비중 추이. [자료=진학사]
‘사탐런’ 나비효과와 수능 최저의 덫…“합격선 상승, 보수적 지원 필수”
자연계열 수험생의 사회탐구 응시를 뜻하는 ‘사탐런’은 수시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의 최대 복병이다. 6월 모의평가 기준 사회탐구 응시 비율은 2024학년도 47.7%에서 2027학년도 69.0%로 폭증했다.
 
우 소장은 “사탐으로 유입된 자연계열 학생들로 인해 인문계열 수험생은 1~2등급 확보가 극도로 어려워졌고, 사탐을 택한 자연계열 학생은 모의고사 백분위만 믿고 정시 합격선을 과대평가해 수시에서 무리한 상향을 지를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과탐에 잔류한 상위권 역시 응시 집단의 극단적 상향 평준화로 실수가 곧 등급 하락으로 이어지는 구조”라며 “문·이과 모든 수험생이 수능 최저 충족 가능성을 지극히 보수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취업과 직결된 반도체 계약학과의 강세는 독보적이다. 서강대와 한양대 반도체공학과는 2025학년도 10위권 밖에서 2026~2027학년도 교과전형 지원자 성적 1위로 올라섰다.
 
우 소장은 “과거에는 반도체 학과 1장에 일반 공대를 섞어 썼다면, 올해는 수시 6장 중 반도체 계약학과만 4개씩 집중 지원하는 수험생이 늘었다”며 “전반적으로 상위권 대학의 수시 지원 가능 성적이 상승 추세를 보이는 만큼, 전년도 입결에만 매몰되지 말고 보수적이고 입체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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