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노는 사내 AI] "별로라 몰래 따로 씁니다"...직장인 10명 중 4명 '섀도 AI'

  • 에이전트 활용 17%뿐...38%는 '나 몰래 AI'

  • "부서마다 다른데 경영진이 정한 AI만"…공공기관 AI도 현장서 외면

AI로 만든 이미지 사진제미나이
AI로 만든 이미지 [사진=제미나이]


국내 직장인 10명 중 4명이 회사가 업무용 AI를 제공하고 있음에도 개인 비용으로 결제한 AI를 업무에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에이전트를 실제 업무에 활용하는 비율은 20%에도 못 미쳐 '사내 AI 따로, 직원 AI 따로'인 이른바 'AI 사일로'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19일 삼성SDS가 국내 재직자 17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회사 승인 없이 개인이 비용을 부담해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섀도 AI' 비중이 38%로 집계됐다. 회사가 정식 계약해 제공하는 엔터프라이즈 버전 사용 비중(24%)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반면 생성형 AI의 업무 사용 시간은 크게 늘었다. 지난 5월 기준 하루 평균 사용 시간이 3.25시간에 달했고, 2시간 이상 사용한다고 답한 비율도 반년 만에 18%에서 72%로 급증했다.
 
AI 에이전트는 단순 대화형 AI와 달리 스스로 업무를 계획하고 실행까지 하는 자율형 AI를 뜻하는데, 개인이 구축하기엔 서버·데이터 연동 비용이 커 통상 회사가 제공하는 것을 쓰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조사 결과 AI 에이전트를 실무에 사용하고 있는 직원은 17%에 불과했다.

활용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회사 내 AI 에이전트 가이드·정책 부재'(34%)가 1위, '회사에서 필요한 기능을 제공하지 않음'(33%)이 뒤를 이었다.
 
이런 격차는 업계에서 '에이전트 스프롤'과 'AI 사일로' 라고 부른다. 에이전트 스프롤은 부서별·개인별로 통합 거버넌스 없이 AI 에이전트가 난립하는 현상, AI 사일로는 조직 내에서 서로 다른 AI가 부서마다 따로 쓰이며 데이터와 업무 흐름이 단절되는 상태를 가리킨다.

조사에서는 이미 자체적으로 에이전트를 사용하고 있는 직원(39%)들은 개인 PC나 사내 폐쇄형 서버를 직접 만들거나(41%), 사내 시스템·데이터베이스와 개별 연동(40%)하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적으로 허가되지 않은 AI를 업무에 사용하다 보니 보안 공백도 나타나고 있다. 기밀 데이터를 학습시키는 행위 등이다. 응답자 47%는 "회사의 AI 보안 지침이 부족하다"고 답했고, 54%는 "스스로 조심하며 지키고 있다"고 답해 정책 공백을 개인 재량으로 메우고 있었다.

반대로 보안이 보장된 실용성 있는 기업용 AI 에이전트 플랫폼이 제공된다면 응답자 95%가 적극 활용하겠다고 답해 직원들의 AI 회피가 의지 부족이 아닌 회사 차원의 대안 부재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플랫폼 선택 기준을 보면 이런 진단은 더 명확해진다. 직원들은 AI 도구를 고를 때 '기업 보안 정책 준수 및 데이터 보호'(54%)와 '기존 사내 시스템과 연동성'(51%)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고 답했다. 회사가 제공하는 AI가 이 두 가지를 충족하지 못하면 아무리 도입을 밀어붙여도 직원들은 익숙하고 손에 익은 외부 AI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이 같은 AI 사일로 현상은 비단 민간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공기관과 사법기관 등에서도 유사한 어려움이 감지되고 있어 조직 규모와 업종을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법원이 도입한 AI 역시 일부 판사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다. 서울에서 근무 중인 한 판사는 "챗봇 수준이며 모델 자체가 글로벌 프런티어급과 차이가 많이 나 동료 판사들에게 ​​​​​​사용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찰이 지난해 도입한 ‘경찰 수사 지원 AI(KICS-AI)’도 성능과 활용성이 크게 떨어지면서 사실상 방치된 상태라는 지적이 내부에서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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