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李대통령, 파독 간호사 독일 첫발 60주년…"한강 기적에 삶 투영"

  • 프랑크푸르트서 동포 150명과 오찬…"정책·제도 변화 이을 것"

  • '1세대 파독 간호사' 박화자씨 "한인사회 작은 뿌리돼 자부심"

이재명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독일 동포들을 만나 “여러분의 목소리가 실제 정책과 제도의 변화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 시내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오찬간담회에서 “동포가 세계 어디에 계시든 정부가 내 이야기를 듣고 고민하며 움직인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더욱 촘촘하고 세심하게 살피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간담회에는 독일남부지역한인회장단협의회 소속 한인회와 경제단체·지상사 관계자, 전문직 종사자, 파독 노동자 등 독일 중남부 지역 동포 150명이 참석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남미 3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길에 프랑크푸르트를 경유한 이 대통령은 김혜경 여사와 함께 파독 노동자와 기업인, 한인회·노인회·한글학교 관계자 등을 만났다.
 
이 대통령은 올해 초부터 진행한 재외동포 민원 전수조사를 언급하며 “독일에서는 42개 정도의 민원이 접수됐다고 보고받았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것 말고도 많이 있을 것이고 오늘도 많은 말씀을 하실 것 같다”며 “당장 해결하기 어려운 것도 있겠지만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들도 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가 마련된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남미를 갔다가 어딘가에서 급유를 하고 가야 하는데 그냥 지나가기가 뭣했다”며 “가장 꼭 만나야 하고 빨리 봐야 할 지역이 어디인가 했더니 프랑크푸르트가 낙찰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독일을 공식 방문하면 주로 베를린으로 가게 돼 여러분을 만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어떤 기회가 되든 재외교민들을 많이 만나 뵙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국의 상황을 여러분께 전하고 여러분의 말씀을 대한민국 국정에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만든 자리”라고 간담회의 의미를 설명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올해가 1966년 한국 간호사들이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첫발을 내디딘 지 60년이 되는 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과 독일은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딛고 일어섰고 각각 라인강의 기적과 한강의 기적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며 “그 역사 속에는 오늘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의 삶도 함께 투영돼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광부와 간호사로 청춘을 바친 분들이 이룬 것은 경제적 성취만이 아니다”며 “독일 사회에 한국인의 성실함과 책임감을 알렸고 대한민국에 대한 신뢰를 만들고 굳건하게 다져줬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이른바 ‘파독 1세대’가 한글학교를 세우고 자녀들에게 한국어와 문화를 전승한 노력에 감사를 표했다. 이 대통령은 “한글학교는 세대와 세대를 잇는 공간이자 동포사회가 서로를 지켜주는 구심점이었다”며 “그 희생과 헌신, 경이로운 노력에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고 말했다.
 
독일에 진출한 한국 기업과 동포 경제인의 역할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프랑크푸르트와 헤센주 곳곳에서 자동차와 전자, 금융, 물류, 바이오, 첨단기술 분야의 한국 기업들이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진정한 경쟁력은 현지 사회에서 두터운 신뢰를 얻을 때 완성된다”며 “현지에서 신뢰를 함께 쌓고 계신 동포 여러분이 대한민국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K팝과 영화, 드라마, 음식에서 시작한 독일 사회의 관심이 한국어와 유학, 취업, 한국 기업과 기술로 확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이 대한민국의 역량을 보여주고 문화가 대한민국에 대한 호감을 넓힌다면 동포 여러분은 그 역량과 호감을 든든한 신뢰로 연결할 수 있다”며 “여러분이 진정한 민간 외교관”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진 자유발언에서는 1차 파독 간호사 대표인 박화자씨를 비롯해 파독 광부와 간호사의 자녀 등 동포 4명이 독일 정착 과정에서 느낀 소회와 조국에 바라는 점을 전했다.
 
박씨는 1차 파독 간호사로서 독일 생활 60년을 돌아보며 “독일 한인사회의 작은 뿌리가 됐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국민과 동포를 소중히 여기고 세계의 신뢰와 존경을 받는 나라로 계속 발전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파독 광부의 아들인 김병학 유럽한인지식재산전문가협회장은 독일에서 청춘을 바친 파독 노동자들에게 존경을 표했다.
 
김 회장은 “대통령께서 국내외 모든 한국인이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 자랑스럽고 튼튼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수지 치과의사는 파독 노동자인 부모의 성실함과 자긍심을 이어받아 대한민국을 알리기 위해 본업에 충실히 임하고 있다며 “국민이 어디서든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고예찬 헤센주 노동사업부 공무원은 “독일 정부도 한국을 전략적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다”며 “한국의 위상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대한민국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동포들의 발언을 들은 뒤 “독일 동포사회는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깊이 관여해 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과거의 많은 아픔에 대해 진실을 밝히고 재발 방지책을 계속해서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동포 여러분은 대한민국과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어 더 객관적으로 대한민국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모국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도 당부했다.
 
앞서 조윤선 독일남부지역한인회장단협의회장은 환영사에서 “독일 동포사회는 일제강점기 이미륵 선생을 비롯한 독립운동가들로부터 시작돼 파독 노동자로 이어진 100여년의 깊은 역사를 지니고 있다”고 소개했다.
 
조 회장은 “독일 한인사회는 과거의 헌신과 현재의 도전, 미래의 희망이 함께 이어진 공동체”라며 “대통령의 방문이 동포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조국과의 연결을 더욱 굳건히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화공연에서는 파독 간호사들이 주축이 돼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은 프랑크푸르트 한인합창단이 ‘만남’과 ‘꽃밭에서’, ‘그리운 금강산’ 등을 합창했다고 강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동포간담회를 끝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브라질·칠레·아르헨티나를 잇는 순방의 공식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고 귀국길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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