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무학여고·성심여중고 등 8개교 남녀공학 전환…동문 반발은 '불씨'

  • 서울시교육청, 신청 11곳 중 8곳 승인…2027년 7개교·2028년 1개교 전환

  • 학령인구 급감 따른 적정규모 학교 육성 및 원거리 통학 불편 등 해소 기대

  • 탈의실·보건실 확충 등 시설 개선비 지원…무학여고 동문회 반대 집회 이어가

지난 20일 서울특별시교육청 앞에서 무학여고 남녀공학 전환 반대 시위를 하고 있는 무학여고 동문회 모습 사진백두산 기자
지난 20일 서울특별시교육청 앞에서 무학여고 남녀공학 전환 반대 시위를 하고 있는 무학여고 동문회 모습. [사진=백두산 기자]
학령인구 절벽 시대를 맞아 서울 시내 단성학교들의 남녀공학 전환이 속도를 내고 있다. 무학여고, 성심여중·고 등 8개 중·고등학교가 오는 2027년과 2028년 남녀공학으로 전환하기로 확정됐다. 하지만 오랜 전통을 지닌 여고 동문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어, 공학 전환이 안착하기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은 2027~2028학년도 남녀공학 전환을 신청한 11개교 중 8개교를 전환 대상 학교로 최종 확정했다고 30일 발표했다. 이번 공학 전환은 학생 수가 급감하는 현실에서 학교의 적정 규모를 유지하고, 특정 지역 학생들의 원거리 통학 불편 및 성비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됐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5월 신청을 접수한 11개교(중학교 5개교, 고등학교 6개교)를 대상으로 학생 배치 여건, 공학 전환의 필요성, 학교운영위원회 심의 절차, 시설 현황 등을 다각도로 검토해왔다.
 
그 결과, 총 8개교의 공학 전환이 '적정'으로 최종 결정됐다. 2027학년도 전환 대상은 정원여중, 성심여중, 신정여중, 무학여고, 서울신정고(특성화고), 한양중, 한양과학기술고(특성화고) 등 7개교이며, 2028학년도 전환 대상은 성심여고 1개교다.
 
반면, 휘경여중·고와 송곡고 등 3개교는 인근 학교와의 연계 추진 필요성 및 배치 여건 등의 사유로 이번에는 승인되지 않고 '중장기 검토' 대상으로 분류됐다. 교육청은 향후 여건 변화에 따라 이들 학교의 공학 전환 재추진을 검토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은 공학으로 전환되는 8개교가 원활하게 새 학기를 맞이할 수 있도록 지원책도 마련했다. 남녀 학생 모두가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학교별 사업 규모에 맞춰 화장실, 보건실, 탈의실 등 편의시설 확충 및 개선을 위한 시설사업비를 차등 지원한다.
 
아울러 학교 구성원의 적응을 돕고 안정적인 생활지도를 위해 일종의 '전환 지원금' 명목으로 각 학교에 3년간 총 3억 원(운영비 2억 4천만 원, 인건비 6천만 원)을 편성해 지급할 계획이다. 공학 전환에 따른 교명 변경 인가나 조례 개정 등 개교 전에 필요한 각종 행정 절차도 적기에 마무리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이번 남녀공학 전환 확정을 통해 학생들의 통학 여건이 한층 개선되고 수요자 중심의 교육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학령인구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서울 교육의 경쟁력을 높이고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교육청의 계획 이면에는 뼈아픈 갈등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1940년에 개교해 86년의 전통을 지닌 무학여고의 경우 동문회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
 
학교 측은 지속적인 학생 수 감소로 내년엔 학급 수를 또 줄여야 할 위기라며 고교학점제 등 원활한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공학 전환이 "불가피한 선택"임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무학여고 학생 수는 2023년 521명에서 2026년 406명으로 22.1%나 급감했다.
 
그러나 무학여고 동문회와 일부 재학생들은 "충분한 공론화 절차 없이 86년 전통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일방적 추진"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동문들은 '무학여자고등학교 남녀공학전환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교육청 앞과 지역사회에서 대규모 규탄 집회와 서명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장맛비와 폭염 속에서도 수차례 거리로 나선 동문들은 "학생 수 감소의 원인을 학교 자체가 아닌 교육행정에서 찾아야 한다"며 정근식 교육감과의 면담 및 전환 철회를 강력히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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