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기고 합치고…커지는 반발] 발전사 이어 항만공사도 통합론…4대공사 노조 "경쟁력 약화 불 보듯"

  • "단순한 지방 공기업 아냐…핵심 물류기관"

  • 경쟁 관계 아닌 상호 보완적 구조

4대 항만공사는 지난 20일 국회에서 항만공사 통폐합 반대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항운노련
4대 항만공사는 지난 20일 국회에서 항만공사 통폐합 반대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인천항만공사노동조합]
정부가 공공기관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면서 기관 통폐합과 기능 재편, 지방 이전 등을 둘러싼 반발이 커지고 있다. 한국전력공사 산하 발전사 통합이 추진된 데 이어 4대 항만공사 통합론까지 거론되면서 노동계는 "공공기관 효율화만 앞세운 획일적 개편은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반대 수위를 높이고 있다.

29일 항만업계에 따르면 정부 안팎에서는 부산항만공사(BPA), 인천항만공사(IPA), 울산항만공사(UPA), 여수광양항만공사(YGPA) 등 4대 항만공사를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정부는 앞서 공공기관 운영 효율화를 이유로 한전 산하 발전사 통합을 추진했다. 당시에도 발전사 노조와 지역사회는 기능 축소와 지역경제 위축 등을 우려하며 반발했지만 정부는 통합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항만업계는 이 같은 기조가 항만공사까지 확대될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항운노련)을 비롯한 항만공사 노조는 통합 논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공동 대응에 나섰다.

항운노련은 지난 27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정부가 추진하는 '해양수도 부산' 비전에는 공감하지만 4개 항만공사를 하나로 통합하는 방안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각 항만이 오랜 기간 축적해 온 기능과 자율성을 충분한 검토 없이 하나의 조직으로 흡수하는 방식은 해양수도 부산의 완성이 아니라 항만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항만공사가 단순한 지방 공기업이 아니라 각 항만의 산업 구조와 시장 환경에 맞는 전문경영을 위해 도입된 국가 핵심 물류기관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공공기관 효율화만을 이유로 지역경제와 국가 물류 경쟁력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조직 통합부터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항만공사들은 각 항만이 서로 경쟁 관계가 아닌 상호 보완적 구조라고 강조한다. 먼저 부산항은 세계 주요 항만과 경쟁하는 글로벌 환적 허브이자 국제 물류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인천항은 수도권 관문항이자 대중국 교역의 핵심 거점으로 향후 남북 경제협력 시대를 대비한 대북 물류 기능도 맡고 있다.

울산항은 원유와 석유제품, 자동차 물동량을 처리하는 에너지 특화 항만이며 여수·광양항은 제철·석유화학 산업을 뒷받침하는 국가 공급망의 핵심 거점이다. 노조는 이처럼 항만마다 담당하는 산업과 기능이 다른 만큼 하나의 조직으로 운영할 경우 현장 대응력과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통합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항만 간 협력 확대에는 적극 찬성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해외 공동마케팅과 스마트항만 구축, 북극항로 대응, 항만 안전 강화 등은 공동으로 추진하되 조직은 독립적으로 운영해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정부에 △4개 항만공사 통합 논의 중단 △항만별 독립적인 운영권과 투자 보장 △협력사업 중심의 효율화 △노사정 협의체 구성을 요구했다. 

항운노련 관계자는 "공항은 승객을 운송한다는 공통 기능이 있지만 항만은 취급 화물과 산업 기반이 모두 다르다"며 "각 항만은 서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국가 물류 거점인 만큼 단순한 조직 통합으로 접근할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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