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지사 "재난 사각지대 없어야"...31개 시군 이주민 주거안전 전면 조사

  • 8월 14일까지 농·축산·어업 분야 고용허가제·계절근로자 숙소 적법성 확인

  • 화장실 등 필수시설과 폭염·화재 위험 살피고 위험시설 거주자는 긴급 이전 지원

  • 무허가 가설건축물 제공 사업주는 행정조치...의료·상담까지 통합지원체계 구축

추미애 지사 사진경기도
추미애 지사. [사진=경기도]
경기도가 기록적인 폭염과 화재 위험에 노출된 농·축산·어업 분야 이주노동자의 주거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비닐하우스와 컨테이너·조립식 건축물 등 도내 숙소 4420곳을 전수조사하고, 거주가 어려운 시설은 임시거처 제공과 복지지원으로 연계한다.

24일 도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지난 12일 광명시의 주거용 비닐하우스 현장을 방문한 뒤 재난에 취약한 이주민의 생활환경을 확인하고 필요한 보호조치를 신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한 데 따라 추진됐다.

조사 기간은 이날부터 오는 8월 14일까지 3주간이며 31개 시군에서 고용허가제와 계절근로제를 통해 농업·축산업·어업 분야에 종사하는 이주노동자가 생활하는 숙소 4420곳이 대상이다.

도는 일반 주택이나 적법하게 조성된 기숙사뿐 아니라 농지 안 비닐하우스와 컨테이너, 샌드위치패널·조립식 건축물 등 폭염과 화재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시설의 실제 거주 여부를 중점적으로 확인한다.

현장에서는 숙소가 건축·농지 관련 절차에 맞게 설치됐는지 살피고, 화장실과 세면시설·냉방장치·전기설비 등 일상생활과 안전에 필요한 기본시설이 제대로 갖춰졌는지도 점검할 계획이다.

외부 기온이 급격히 오르면 단열 성능이 낮은 컨테이너와 비닐하우스 내부 온도가 빠르게 상승할 수 있고, 전기배선이나 냉방기기의 과부하가 발생하면 화재와 감전 위험도 커질 수 있다는 것이 도의 판단이다.

특히 농어촌지역의 외국인 노동자 숙소는 작업장과 멀리 떨어져 있거나 주변에 의료·교통시설이 부족한 경우가 있어, 시설 자체의 안전뿐 아니라 폭염특보 발생 시 대피와 응급지원이 가능한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2021년부터 비닐하우스 안에 설치된 컨테이너나 조립식패널 등 가설건축물을 외국인 노동자 숙소로 제공하는 사업장에는 원칙적으로 신규 고용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다만 지방자치단체에 적법하게 신고된 임시숙소 등은 별도의 기준에 따라 검토된다.

고용허가를 받을 때 제출한 숙소 정보와 실제 주거시설이 다르거나 무허가 가설건축물 등 기준에 미달하는 시설을 제공한 사실이 확인되면 시정명령을 내리고, 개선하지 않을 경우 고용허가 취소 등 조치가 가능하다.

도는 이번 조사를 통해 단순히 시설 수와 형태를 집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계속 거주할 수 있는 시설과 즉각적인 개선이 필요한 숙소, 안전상 긴급 이전이 필요한 시설을 구분해 후속조치를 추진한다.

폭염이나 화재 위험이 커 현재 시설에서 생활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시군과 협력해 공공시설이나 민간 숙박시설 등 임시거처를 마련하고, 거주자의 건강과 생활 여건을 고려한 긴급 보호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다.

냉방시설과 생필품이 부족하거나 의료지원이 필요한 이주민에게는 경기도 기후보험과 긴급복지·생활지원 사업을 연결하고, 지역 이주민지원센터와 보건기관을 통한 상담과 진료도 함께 제공한다.

기후보험을 비롯한 기존 사업을 활용하면 폭염과 온열질환 등 기후재난으로 피해를 본 이주민에게 의료비와 생활안정 지원을 제공할 수 있어, 주거환경 개선과 건강보호를 하나의 체계로 연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농지전용이나 가설건축물 축조신고 등 필요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숙소를 설치한 사업주에게는 시군이 관련 법령에 따른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노동관계기관과도 조사 결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도는 의료와 복지·법률·노동상담 등 기존 이주민 지원사업도 함께 연결해 주거문제가 임금체불이나 산업재해·체류 불안 등 다른 어려움과 겹친 경우 관계기관이 공동으로 지원하도록 할 방침이다.

주거취약 이주민이 언어나 체류자격에 대한 불안 때문에 조사에 응하지 않거나 피해 사실을 알리지 못하는 상황을 줄이기 위해 통역과 다국어 안내, 지역 지원단체와의 협력도 필요한 과제로 꼽힌다.

도는 인도적 보호와 생활 안정 지원을 우선하되 허위신고나 제도의 반복적인 악용, 지역사회의 안전과 질서를 훼손하는 행위가 확인되면 관계기관과 협력해 법과 원칙에 따라 조치할 계획이다

추미애 지사는 "폭염과 같은 재난은 주거환경이 열악한 주민에게 훨씬 큰 위험으로 다가오는 만큼 경기도에 사는 누구도 안전의 사각지대에 방치돼서는 안 된다"며 "현장조사를 통해 위험한 주거시설을 빠짐없이 확인하고 임시거처와 의료·복지 지원을 신속하게 연계해 이주민이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는 재난안전망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기도는 오는 8월 14일까지 숙소 4420곳의 조사 결과를 취합해 위험도와 개선 필요사항을 분류하고, 긴급조치가 필요한 시설부터 대체숙소 제공과 행정처분·생활환경 개선을 순차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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