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고양시, 국내 최초 '공유형 에너지저장장치' 규제특례 승인...전력망 과부하 줄인다

  • 나인와트 등 민간사업자 신청한 가상상계거래 서비스 산업융합 규제특례 통과

  • 내유·화삼 배전선로에 총 32억원 투입...올해 하반기부터 2년간 실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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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경기도]
경기도와 고양시가 배전선로 인근에 설치한 에너지저장장치의 전력을 주변 공공기관·기업의 전기요금에서 차감하는 공유형 ESS 가상상계거래 모델로 전국 첫 규제특례를 확보하면서, 전력망 안정화와 새로운 에너지 서비스의 사업성을 함께 검증하는 실증에 착수한다.

22일 도에 따르면 나인와트 등 민간사업자가 신청한 ‘망 유연성 자원 확보를 위한 공유형 ESS 가상상계거래 서비스’는 지난달 29일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를 통과해 규제샌드박스 승인을 받았다.

공유형 ESS를 활용해 물리적으로 전력선이 연결되지 않은 수용가의 전기요금을 가상으로 상계하는 서비스가 규제특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전국 최초로, 현행 전력거래 제도에서 허용되지 않았던 사업모델을 제한된 조건에서 실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가상상계거래는 건물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설비의 전기를 해당 건물에서 직접 소비해 요금을 줄이는 기존 방식과 달리, 별도 장소에서 생산하거나 저장한 전력을 참여자와 연결한 것으로 계산해 전기요금에서 차감하는 구조다.

이번 실증에서는 전력 사용량 증가로 과부하가 우려되는 배전선로 주변에 공유형 ESS를 설치하고, 전력수요가 낮을 때 전기를 저장했다가 사용량이 몰리는 시간에 방전해 배전망 부담을 낮추게 된다.

ESS가 제공한 전력망 안정화 기여분과 저장 전력은 실제 전용선 연결 없이 주변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의 전력 사용량과 매칭되며 참여기관은 이에 해당하는 금액을 전기요금에서 차감받는 방식을 적용한다.

한국에너지공단이 지난해 공개한 관련 사업계획에서도 나인와트의 공유형 ESS 사업은 수도권 배전선로의 과부하를 해소하고, 수용가와 배전망 사업자 사이의 가상상계 거래모델을 실증하는 사업으로 선정됐다.

사업은 정부 공모와 지방자치단체·민간투자를 연계한 총 32억원 규모로 추진되며 고양시 일산동구 내유 배전선로에 4.8MWh, 덕양구 화삼 배전선로에 1MWh 등 총 5.8MWh급 ESS가 구축될 예정이다.

실증 기간은 올해 하반기부터 2년으로 계획됐으며 사업 참여기관은 ESS의 충·방전 성능과 배전선로 과부하 완화 효과, 전기요금 절감 수준, 운영비용과 수익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게 된다.

공유형 ESS는 개별 기관이나 기업이 각각 저장장치를 설치하는 방식보다 설비를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어 초기 투자 부담을 줄이고, 지역 전력망의 상황에 따라 저장·방전 시점을 통합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공공기관의 ESS 보급 확대와 민간기업의 전기요금 절감을 동시에 지원하면서 한국전력에는 배전시설 증설이나 선로 보강을 일부 대체할 수 있는 유연성 자원을 제공하는 민·관·공 협력모델로 설계됐다.

사업은 한국전력이 배전선로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경기도와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출발했으며 고양시가 실증지역 확보와 행정지원에 참여하고 기술력을 보유한 민간사업자가 가세하면서 구체화됐다.

정부도 배전망 포화와 재생에너지 접속 지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ESS를 전력망 유연성 자원으로 활용하는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2026년도 전력산업기반조성사업에는 공유형 ESS 구축지원 예산이 포함됐다.

배전선로에 ESS를 설치해 전력수요와 재생에너지 발전량의 변동을 조절하는 방식은 대규모 선로 증설에 앞서 활용할 수 있는 비전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정부는 분산형 전력망 구축과 에너지 신산업 육성을 위해 관련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현행 전기사업법에서는 발전사업자가 전력시장을 거치지 않고 다른 소비자와 직접 전력을 거래하거나, 별도 장소의 전력 생산·저장량을 다른 수용가의 요금과 상계하는 행위가 제한돼 실제 서비스 운영에는 제도적 장벽이 있었다.

경기도와 고양시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에 제도 개선을 건의하고, 지역 국회의원실과 한국전력·한국에너지공단 등 관계기관과 실증 조건과 안전관리·정산체계를 협의해 왔다.

규제특례 승인으로 사업자는 정해진 지역과 기간, 참여기관을 대상으로 가상상계거래를 운영할 수 있게 됐으며 실증 과정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토대로 소비자 보호와 안전성, 전력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검증하게 된다.

경기도는 공유형 ESS가 단순한 실증사업에 그치지 않고 시장에서 지속할 수 있는 서비스로 자리 잡으려면 배전망 안정화에 기여한 가치와 설비 투자·운영비를 반영한 합리적인 보상체계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실증과 함께 ESS 사업자의 수익 확보 방식과 참여 수용가의 요금 절감 구조, 한국전력의 망 편익 산정기준 등을 지속해서 협의하고 향후 제도화에 필요한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앞서, 한국에너지공단은 2025년 분산에너지 활성화 지원사업을 통해 공유형 ESS를 활용한 수도권 배전선로 과부하 해소와 구독형 가상상계거래 모델을 실증과제로 선정했으며 당시 사업비는 27억원 규모로 제시됐다.

차성수 경기도 기후환경에너지국장은 "이번 실증의 성패는 ESS가 배전망 부담을 얼마나 줄였는지와 참여기관의 요금 절감, 사업자의 운영비 회수가 객관적인 데이터로 확인되는 데 달려 있다"며 "실증 결과를 토대로 망 안정화 기여도에 대한 보상 기준과 정산체계를 구체화해 공유형 ESS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와 고양시는 올해 하반기 내유·화삼 배전선로의 ESS 구축과 참여 수용가 선정을 시작하고, 2년간 전력망 안정화와 요금 절감·사업성 데이터를 축적해 공유형 ESS의 다른 지역 확산과 관련 제도 개선에 활용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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