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이 환자 여정 전 과정을 인공지능(AI)으로 연결하는 이른바 '풀스택 의료 AI' 모델 구축에 나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AX-Ready 시범사업'에 참여해 진료지원부터 지역 협진, 병원 업무 자동화까지 아우르는 통합형 의료 AI 실증에 착수한다.
분당서울대병원은 16일 병원 대회의실에서 2026년 AX-Ready 시범사업 착수보고회를 열고, 전주기 환자여정 기반 통합 의료 AI 운영 네트워크 실증사업인 'AICON(AI Connected Care Operating Network)'을 본격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국내 의료 AI가 빠르게 늘고 있음에도 병원 현장에서는 활용이 제한적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인허가를 받은 의료 AI는 2026년 1분기 기준 누적 549건에 달한다. 다만 병원마다 정보기술 역량과 도입 여건이 달라 개별 솔루션을 하나씩 붙이는 방식으로는 비용과 시행착오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있었다.
AX-Ready 시범사업은 이런 한계를 넘어 의료 AI를 국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역의료와 필수의료 위기에 대응하면서도 환자 진료 전 과정에 AI를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구조를 실증하는 것이 핵심이다.
AICON 컨소시엄에는 분당서울대병원과 서울대병원, 국립중앙의료원, 중앙보훈병원, 성남시의료원, 지역 병·의원은 물론 이지케어텍, 카카오헬스케어, 비트컴퓨터, 아크릴, 퍼즐에이아이 등 의료 정보기술 및 AI 전문기업, 서울대 등 학계까지 총 21개 기관이 참여한다. 상급종합병원부터 지역의료기관, 기술기업, 연구기관을 모두 포괄해 의료체계 전반을 실증 무대로 삼는 점이 특징이다.
실증은 세 가지 패키지로 추진된다. 첫째는 식약처 인허가를 받은 상용 의료 AI 10종을 진단, 관리, 예후 예측 등 진료 단계별로 연계하는 진료지원 AI다. 둘째는 환자용 '케어네비(CareNavi)'와 의료진용 '케어파일럿(CarePilot)', AI 협진 에이전트를 묶어 지역 의료기관 간 의뢰와 회송을 지원하는 협진 플랫폼이다. 셋째는 음성 기반 의무기록 자동화, 낙상 감지, 응급실 AI 에이전트 등 9종 솔루션으로 스마트병동을 구현하는 병원 업무 자동화 체계다.
이번 사업의 또 다른 특징은 표준화다. 보건의료 데이터 표준인 KR-Core FHIR와 AI 연동 표준인 MCP를 기반으로 공통 플랫폼을 구축해 병원별로 따로 시스템을 만드는 대신 하나의 AI를 여러 기관에서 함께 쓰는 구조를 지향한다. 병원마다 다른 환경에 맞춰 일일이 커스터마이징하던 기존 방식보다 도입 장벽과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사업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6단계 온보딩 매뉴얼, AI 활용 성숙도 진단·평가 프레임워크, 보안·윤리 거버넌스 체계도 표준 자산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이를 통해 어느 병원이든 활용할 수 있는 실질적 확산 모델을 마련하고, 향후 AI 특화병원의 전국 확산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전영태 분당서울대병원장은 "기존 의료 AI가 특정 질환을 읽어내는 점의 기술이었다면, AX-Ready는 환자 여정 전체를 하나로 잇는 풀스택 의료 AI 통합 모델"이라며 "기술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환자의 안전과 치료 성과로 이어지는 AI를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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