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청소기 시장은 이미 기능 싸움이 한창이다. 앱으로 돌리고, 알아서 먼지통을 비우고, 물걸레까지 관리하는 제품이 흔하다. 다이슨 '스팟앤스크럽 Ai'를 받아 들고 가장 궁금했던 건 기능 개수가 아니었다. 무선청소기로 쌓아온 다이슨의 청소력이 로봇청소기에서도 살아나느냐, 그 하나였다.
며칠 돌려본 뒤 남은 인상은 단순했다. 이 제품은 청소를 잘한다. 바닥 먼지를 빨아들이는 힘이 좋고, 물걸레가 지나간 자리는 손끝으로도 티가 난다. 로봇청소기라기보다 다이슨 청소기가 알아서 굴러다닌다는 쪽에 가깝다.
청소를 시작하면 본체 앞쪽에서 초록빛이 바닥으로 깔린다. 다이슨 무선청소기에서 보던 먼지 감지 조명을 그대로 옮겨온 모양새다. 평소엔 눈에 안 들어오던 먼지와 얼룩이 이 빛을 받으면 드러난다. 정해진 경로만 훑는 게 아니라 바닥 상태를 읽으며 움직인다는 느낌이 첫날부터 왔다.
가장 마음에 든 건 물청소였다. 스팟앤스크럽 Ai는 흔한 패드형 물걸레 대신 롤러형을 쓴다. 납작한 패드를 바닥에 끌고 다니는 방식과 달리, 회전 롤러가 바닥을 계속 문지른다. 거실과 주방을 돌려보면 롤러가 지나간 자리와 아직 안 지나간 자리가 눈으로 갈렸다.
차이는 주방에서 더 크게 벌어졌다. 싱크대 앞, 식탁 밑처럼 음식물 자국이 남기 쉬운 곳을 청소시킨 뒤 맨발로 밟아봤다. 늘 발바닥에 걸리던 미세한 끈적임이 줄어 있었다. 밀대로 한 번 쓱 미는 것보다 눌러 닦는다는 감각에 가까웠다.
지저분해진 걸레를 알아서 챙기는 것도 편했다. 청소가 끝나면 본체가 도킹 스테이션으로 돌아가 롤러를 씻고 말린다. 물걸레 로봇을 쓰면서 제일 찝찝한 게 오염된 걸레를 계속 끌고 다니는 것과 젖은 걸레 특유의 냄새인데, 이 제품은 빨고 말리는 과정까지 알아서 이어간다. 걸레를 빼서 직접 헹구는 일이 눈에 띄게 줄었다.
다이슨은 이 제품이 AI로 젖은 액체와 마른 이물질을 구분하고, 오염이 심한 곳은 최대 15번까지 반복 청소한다고 설명한다. 실제로도 주방 근처에서는 한 번 지나간 뒤 곧장 다음 구역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같은 자리를 다시 문지르듯 오갔다. 사람이 얼룩진 데를 한두 번 더 미는 모습과 겹쳐 보였다.
흡입에서도 다이슨다운 힘이 나왔다. 바닥 먼지와 머리카락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었다. 사이드 브러시가 모서리 먼지를 끌어오면 본체가 곧바로 삼켰다. 주방 매트 가장자리나 식탁 밑처럼 먼지가 모이는 자리에서 결과가 눈에 잘 들어왔다.
주행 성능은 식탁 밑에서 시험하기 좋았다. 의자 다리가 얽혀 있어 로봇청소기가 자주 갇히는 공간이다. 스팟앤스크럽 Ai는 들어간 뒤 멈춰 서지 않았다. 방향을 조금씩 틀며 의자 사이를 빠져나왔다. 손으로 꺼내주거나 자리를 다시 잡아줄 일이 없었다.
의자 다리에 닿을 때도 무작정 들이받지 않았다. 지나갈 폭을 재듯 천천히 움직이다 길을 찾았다. 돌려놓고도 어디 걸렸나 계속 신경 쓰는 피로가 줄었다. AI라는 말이 홍보 문구에 그치지 않고 사용 편의로 이어지는 지점이었다.
앱은 기본만 익히면 손에 붙었다. 처음 지도 작성만 끝내두면 원하는 공간을 골라 돌리기 편했다. 거실을 다 돌린 뒤 주방만 다시 시키거나, 물청소만 따로 쓰는 식으로 굴렸다.
디자인은 한눈에 다이슨이다. 색 대비가 강하고 도킹 스테이션도 여느 로봇청소기와 다르다. 먼지통과 물통이 밖으로 드러나는 구조는 호불호가 갈릴 만하다. 다만 다이슨 특유의 투명한 기계 구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이 부분이 매력으로 남을 것이다.
아쉬운 데도 있다. 정수통과 오수통 구분은 더 직관적이었으면 한다. 지금은 빈 원과 파란색이 찬 원으로 표시되는데, 처음 몇 번은 어느 쪽이 깨끗한 물인지 순간 헷갈렸다. 청소 중이나 도킹 스테이션이 돌아갈 때 나는 소음도 감안해야 한다.
그럼에도 청소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다는 인상은 끝까지 남았다. 로봇청소기의 편의성 위에 다이슨의 흡입력과 롤러형 물걸레를 얹은 제품이다. 바닥 청소 결과를 중요하게 보는 사람이라면, 스팟앤스크럽 Ai가 내미는 장점을 체감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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