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이 결국 'AI 팩토리'와 피지컬 AI 시대로 확장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생성형 AI나 거대언어모델(LLM)을 넘어 AI를 새로운 산업 인프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정소영 엔비디아코리아 대표는 9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아주미디어그룹 경제 방송 채널 'ABC' 개국 기념 'AI 생태계 혁신 포럼'에서 'AI 공장이 추동하는 새로운 산업혁명(New Industrial Revolution driven by AI Factory)'을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섰다. 그는 "데이터센터는 비용을 쓰는 시설이 아니라 새로운 매출을 만드는 AI 팩토리로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서울대 전기공학부를 졸업한 뒤 IBM과 한국오라클 등을 거쳐 엔비디아코리아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AI를 구동하는 핵심 요소로 에너지와 반도체, 인프라, AI 모델, 서비스 등 '5개 레이어'를 제시하며 "이 다섯 가지 요소가 병목 없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AI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낸다. 현재는 전력과 반도체, 데이터센터 공급이 AI 확산의 가장 큰 병목"이라고 말했다.
이어 AI의 진화 방향으로 'AI 팩토리'를 제시했다. 전통적인 공장이 자본과 노동을 투입해 제품을 생산했다면 AI 팩토리는 전기와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지능(Intelligence)과 토큰(Token)을 생산하는 시설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기존 데이터센터는 비용 개념이 강했지만 AI 팩토리는 자체적으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생산 시설"이라며 "특히 기존 수십~수백MW급 데이터센터를 지나 GW급 AI 데이터센터 시대가 시작된 만큼 설계와 운영 방식 자체가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엔비디아의 최신형 슈퍼컴퓨터 플랫폼 '베라 루빈'도 소개했다. GPU와 CPU, 네트워크, 인터커넥트 등을 통합한 AI 슈퍼컴퓨팅 플랫폼 경쟁으로 산업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AI의 다음 단계로는 에이전틱 AI와 피지컬 AI를 꼽았다. 정 대표는 "앞으로 기업용 소프트웨어는 대부분 에이전틱 AI 형태로 전환될 것"이라며 "AI가 스스로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 절차를 설계하는 시대가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특히 피지컬 AI는 휴머노이드 로보틱스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율주행과 스마트팩토리, 지능형 CCTV까지 현실 세계의 모든 물리적 시스템이 AI와 결합하는 것이 피지컬 AI"라며 "제조업 혁신의 핵심도 결국 피지컬 AI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실제 공장을 구축하기 전 디지털 트윈으로 생산라인과 설비를 검증하는 시뮬레이션 기술과, 실제 제조 현장에서 AI가 작업자와 설비를 분석하는 비전 AI 기술이 함께 발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엔비디아는 '옴니버스(Omniverse)'와 '메트로폴리스(Metropolis)' 플랫폼을 통해 제조업체들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 대표는 "한국은 반도체와 제조업, IT, AI 경쟁력을 모두 갖춘 몇 안 되는 국가"라며 "정부와 민간이 함께 AI에 투자하는 환경도 세계적으로 드물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은 엔비디아가 피지컬 AI 시대를 함께 만들어갈 가장 중요한 파트너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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