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연방대법원은 이날 6대 3 의견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출생 시민권 제한 행정명령을 막은 하급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부모의 체류 자격을 이유로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의 시민권을 제한하려 한 행정명령이 수정헌법 14조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다수 의견에서 시민권을 미국 정치 공동체에 참여할 수 있는 기본 권리로 규정하며 "수정헌법 14조는 미국에서 태어난 모든 사람에게 시민권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해석돼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지난해 1월 20일 미국에 불법 또는 임시 체류 중인 외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에게 출생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불법 입국자의 자녀뿐 아니라 학생·취업·관광 비자 등 합법적이지만 일시적인 체류 자격을 가진 부모에게서 태어난 자녀도 시민권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수정헌법 14조는 남북전쟁 직후인 1868년 채택된 조항으로,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귀화한 사람은 모두 미국 시민이라고 규정한다. 미국은 그동안 부모의 체류 자격과 관계없이 미국 영토에서 태어난 자녀에게 시민권을 자동으로 부여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반발했다. 그는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대법원이 출생 시민권 제도를 유지하기로 했는데, 이는 우리나라에 큰 불행"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회는 돈이 많이 들고 불공정한 출생 시민권을 끝내기 위한 작업을 오늘 시작해야 한다"며 입법을 통해 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판결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의제가 대법원 문턱에서 잇따라 막히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다. 앞서 올해 초 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정책인 상호관세를 무효 판결했고, 전날에는 리사 쿡 연준 이사 해임 시도에도 제동을 걸었다. 아울러 공화당이 제기한 '선거일 이후 도착 우편 투표' 무효 소송도 기각 처분을 내리면서 올해 11월 있을 중간선거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실제로 30년 넘게 공화당 우세 지역으로 분류돼온 텍사스주가 11월 중간선거 접전지로 떠오른 것이 이를 방증한다. 뉴욕타임스(NYT)가 시에나와 공동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제임스 탈라리코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의 지지율은 47%로, 켄 팩스턴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와 동률을 기록했다. 텍사스는 1994년 이후 상원의원과 주지사 등 주 전체 선거에서 민주당에 자리를 내준 적이 없어 이번 조사 결과는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보수층 결집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공화당이 오는 9월 10∼11일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중간선거 전당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미국 정당의 전당대회는 통상 대선이 있는 해에 대통령 후보 지명을 위해 열리며 중간선거를 앞두고 개최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사상 처음이자 역사적 행사라고 강조했다.
이번 중간선거가 트럼프 2기 후반 국정운영 동력을 좌우할 분수령으로 평가되는 만큼, 공화당은 전당대회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 성과를 부각하고 보수층 결집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