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부터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를 대상으로 전자주주총회가 의무화된다. 이윤수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은 이를 단순히 주총 방식을 바꾸는 제도가 아니라 자본시장 선진화와 주주권 강화를 가늠할 첫 시험대로 평가했다.
그는 "그동안 자본시장 선진화는 자본시장법 개정을 중심으로 추진됐다면 전자주총은 상법 개정을 통해 주주 권익을 강화하는 대표적인 제도"라며 "국내에서 처음 시행되는 만큼 안정적으로 안착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자주총이 본격 시행되면 예탁결제원의 역할도 크게 달라진다. 지금까지는 거래와 결제 등 이른바 '백오피스' 업무를 맡아왔지만 앞으로는 주주들이 직접 예탁결제원 시스템에 접속해 주주총회를 시청하고 의결권을 행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이 사장은 "전자주총은 예탁결제원이 국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만나는 첫 서비스가 될 것"이라며 "그만큼 시스템 안정성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상장사들의 관심도 벌써 뜨겁다. 특히 주주 수가 많은 기업일수록 전자주총 플랫폼 구축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 사장은 "삼성전자도 플랫폼 테스트 일정을 계속 문의할 정도로 관심이 크다"며 "주주가 많은 기업은 작은 장애도 큰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예탁결제원도 안정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탁결제원은 올여름 시범 운영을 거쳐 9월부터 플랫폼을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내년 정기 주주총회 이전까지 시스템 점검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또 특정 날짜에 주총이 몰리는 '슈퍼 주총데이'를 완화하기 위해 주총 일정 분산과 사전 등록 확대 등 다양한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이 사장은 "전자주총은 주주 참여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기업들도 보다 효율적으로 주총을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시장 참여자 모두가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 새로운 주주 문화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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