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뜨거웠던 2026년 상반기가 끝나간다. 증시는 불타올랐고 시장은 환호했다. 그럼에도 성패는 갈린다. 막대한 투자이익에 웃음짓는 이의 이면엔 빗나간 베팅에 눈물짓는 이가 있다. 상장사들도 마찬가지다. 주가는 곧 시장에 비친 기업의 모습이다. 동종의 업계에서도 희비는 교차한다. 승자는 누구이고 패자는 누구일까. 주식시장의 잣대로 상반기 업종별 승패를 평가한다.
신세계그룹과 롯데그룹은 국내 유통업계 라이벌이다. 두 그룹은 할인마트, 백화점 등 주력사업 부문에서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국내 할인마트를 양분하고 있으며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업계 1·2위를 다툰다. 정용진 신세계 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이 이끄는 두 유통기업 중 올해 상반기 승자는 누구일까.
두 그룹의 주력이자 코스피 상장사인 ㈜이마트와 롯데쇼핑 주가를 비교해봤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마트가 시가총액과 주가 측면에서 롯데쇼핑을 앞섰지만 1년 새 상황은 완전히 뒤집혔다. 롯데쇼핑은 주가가 두 배 이상 뛰며 단숨에 유통 대장주로 등극했다.
1년 새 뒤집힌 유통 대장주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마트 주가는 1년 전(2025년 6월 23일) 8만3800원에서 지난 23일 8만1400원으로 2.86%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롯데쇼핑은 7만4000원에서 17만5000원으로 136.5% 상승했다. 주가 흐름은 시가총액 변화로도 이어졌다. 지난해 6월 23일 기준 이마트 시가총액은 2조3125억원으로 롯데쇼핑(2조933억원)을 앞섰다.그러나 지난 23일 기준 롯데쇼핑 시가총액은 4조9505억원으로 늘어난 반면 이마트는 2조2463억원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양사 간 시가총액 격차는 2조7000억원 이상으로 확대됐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비슷한 규모였던 두 회사 기업가치가 1년 새 반전된 것이다.
"실적 회복 속도도 달랐다"
주가 흐름이 엇갈린 배경에는 실적 개선 속도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1분기 이마트 매출은 7조12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783억원으로 11.9% 늘었다. 반면 롯데쇼핑은 매출이 3조5816억원으로 3.6% 증가한 데 이어 영업이익은 2529억원으로 70.6% 급증했다.특히 영업이익 증가율은 롯데쇼핑이 이마트 대비 6배 수준에 달했다. 백화점 사업 경쟁력 강화와 비용 효율화, 자산가치 재평가 기대감 등이 롯데쇼핑의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자 관심도 롯데쇼핑으로 이동
투자자 관심 역시 롯데쇼핑으로 향했다. 이마트 일일 거래대금은 지난해 124억원에서 올해 110억원으로 11.7% 감소했다. 반면 롯데쇼핑은 36억원에서 193억원으로 436.1% 급증했다. 수급 측면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이마트는 지난해 외국인이 순매수에 나섰지만 올해는 순매도로 전환됐다. 기관은 순매도에서 순매수로 돌아섰지만 주가 반등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반면 롯데쇼핑은 개인투자자 매수세가 크게 늘었다. 개인 순매수 규모는 지난해 12억원에서 올해 53억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자산가치 재평가와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가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목표주가는 이마트가 높아
다만 향후 주가 전망은 다르다. 증권가에서 보는 주가 상승 여력은 이마트가 더 높다. 최근 3개월간 증권사 목표주가 평균은 이마트 13만1200원, 롯데쇼핑 21만2333원으로 집계됐다. 현재 주가 대비 상승 여력은 이마트가 61.2%, 롯데쇼핑은 21.3% 수준이다. 이는 이마트 주가가 목표주가 대비 상대적으로 더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은 백화점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면서 주가가 꾸준히 상승했지만 이마트는 할인점 업황 부진과 사업 전반의 실적 둔화, 최근 여러 이슈가 겹치며 주가가 더 크게 부진했다"며 "목표주가를 낮췄음에도 실제 주가 하락 폭이 더 커 괴리율이 확대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마트는 향후 실적 흐름에 따라 목표주가가 추가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며 "반면 롯데쇼핑은 백화점을 중심으로 연결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어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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