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늘어도 삽 못 뜬다"…건설경기 회복 막는 '착공 병목'

  • 올해 1~4월 수주 70조원 돌파에도 주택 착공 부진 지속…인허가 물량 2년치 대기

인허가-착공 면적 간 격차그래픽건산연 제공
인허가-착공 면적 간 격차 및 부문별 인허가-착공 간 격차 추이[그래픽=건산연 제공]


올해 건설수주가 큰 폭으로 늘었지만 실제 착공과 투자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건설경기 회복이 ‘반쪽’에 그치고 있다. 공공·토목 부문이 수주 증가를 이끌고 있지만 민간 주택 부문은 여전히 부진하고, 인허가를 받고도 착공하지 못한 사업장이 쌓이면서 현장의 체감 경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22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올해 1~4월 누적 건설수주액은 70조774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수주 증가가 공공·토목 부문에 집중된 만큼 건설경기 전반의 회복으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수주가 실제 착공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병목 현상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주거용 건축 착공면적은 2021년 5980만㎡에서 지난해 2680만㎡로 55.2% 감소했다. 비주거용 건축 착공면적도 같은 기간 9900만㎡에서 5330만㎡로 46.2% 줄었다.

인허가와 착공 간 격차도 커지고 있다. 최근 5년간 인허가와 착공 면적의 연평균 격차는 3820만㎡로 집계됐다. 누적 격차는 1억9090만㎡에 달해 연평균 착공면적의 1.8배 수준이다. 사실상 2년 치에 가까운 물량이 인허가만 받은 채 착공되지 못하고 대기하고 있는 셈이다.


착공 부진은 건설투자 감소로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1~4월 공공기성은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했지만 민간기성은 8.7% 감소했다. 지난해 실질 건설투자도 전년 대비 9.9% 줄어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이후 27년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수주 이후 착공과 기성으로 이어지는 기간도 과거보다 길어졌다고 보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최근 5년(2021~2025년)은 과거 5년(2016~2020년)보다 수주가 실제 기성으로 연결되기까지 약 3개 분기, 9개월이 더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지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건설수주가 공공주택과 민간 토목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심사 강화, 지방 미분양 적체 등의 영향으로 실제 착공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며 “착공 병목 현상이 지속되면 2~3년 뒤 입주 물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결국 사업 수익성이 떨어지고 분양 여건도 좋지 않다 보니 착공이 지연되는 것”이라며 “정부가 PF 시장 정상화와 자금 조달 지원을 통해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도 착공 병목 해소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김기용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과장은 지난 18일 “수주 증가가 착공과 기성, 투자 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며 “인허가와 착공 부진이 향후 입주 물량 감소는 물론 전·월세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토부가 착공 지연 사업장을 대상으로 맞춤형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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