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펫보험 가입 건수가 처음으로 25만건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틈새시장'으로 여겨졌던 펫보험이 보험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면서 보험사들도 실종 반려동물 찾기 서비스, 반려동물 전문 매장 제휴, 유기동물 입양 지원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고객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올해 3월부터 펫보험 시장에 뛰어 들었다. 수술 당일 의료비 최대 500만원, 연간 최대 4000만원 한도로한도로 보장하는 상품을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최근에는 유실동물 구조단체 '지해피독'과 협력해 반려동물 실종 알림 서비스 '같이찾개'를 강화했다. 펫보험 가입자와 지해피독 이용자가 실종 동물 정보를 제보하면 카카오톡을 통해 관련 정보를 확산하고, 지해피독이 현장 수색과 구조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보험 판매를 넘어 반려동물 돌봄 서비스까지 영역을 확대하며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DB손해보험은 오프라인 접점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이마트의 반려동물 전문 브랜드 '몰리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전용 상품인 '올라! 펫보험' 판매를 시작했다. 반려동물 용품 구매를 위해 매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펫보험을 자연스럽게 노출해 신규 수요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반려동물 장례 플랫폼 '포포즈' 운영사 펫닥과 협력해 반려동물 장례문화 확산과 펫보험 인식 제고를 위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최초 반려동물 전문 보험사인 마이브라운은 공공 영역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최근 경기도와 협력해 유기동물 입양 가정을 대상으로 한 '입양동물 안심보험' 사업에 참여했다. 강남구 사업에 이어 경기도 사업까지 맡으며 유기동물 입양 활성화와 반려동물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 협력 모델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수술이나 고액 치료 대비 목적 중심 상품에서 벗어나 일상 진료 영역으로 보장 범위를 넓히면서 출시 10개월 만에 누적 보험가입자 수 2만명을 넘기도 했다.
보험사들이 펫보험 시장 선점에 나서는 배경에는 가파른 성장세가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13개 보험사의 펫보험 보유계약 건수는 약 25만 건으로 전년 대비 55.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원수보험료는 1291억원으로 61.1% 늘며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
다만 해외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는 가입률이 여전히 낮은 상황이다. 2024년 기준 국내 펫보험 가입률은 2.1%로 영국과 스웨덴 등 주요국에 비해 크게 뒤처진다. 영국은 개 25%, 고양이 12.1%, 스웨덴은 개 90%, 고양이 50% 수준의 가입률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시장 확대를 위해 보험금 청구 간소화와 동물등록제 활성화, 반려동물 질병 데이터 축적 등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반려동물 진료 정보가 축적될 경우 보험사들이 품종·연령별 위험도를 반영한 상품 개발과 보험료 산정이 가능해져 시장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정수정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반려동물보험 시장은 주요 상품 조건이 표준화된 이후 보험회사 간 경쟁이 본격화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시장 성장과 안정화를 위해 관련 인프라 정비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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