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10가구 중 4가구가 15억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대출 규제 이후 수요가 15억원 이하 주택에 몰렸지만 이후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15억원 초과 아파트 비중은 오히려 확대됐다. 노원·동대문·성북 등 비강남권 신축 단지에서도 16억~18억원대 거래가 잇따르며 ‘15억원 마지노선’이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본지가 부동산114에 의뢰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5일 대출 규제 시행 직전인 10월 3일 서울 아파트 중 15억원 초과 비중은 32.83%였다. 이달 12일 기준으로는 39.70%까지 높아져 6.87%포인트 확대됐다. 반면 15억원 이하 비중은 같은 기간 67.17%에서 60.30%로 줄었다.
가구 수 기준으로도 가격대 이동이 뚜렷했다. 10억원 이하 아파트는 69만1495가구에서 56만5291가구로 12만6204가구 감소했다. 반대로 15억원 초과 아파트는 50만7546가구에서 58만3093가구로 7만5547가구 늘었다.
백새롬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10·15 대책에 따라 금융 규제가 강화됐음에도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주택가격 분포가 상위 구간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15억원 초과 고가주택 비중 확대가 확인된다”고 말했다.
실제 시장에서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았던 비강남권 신축 단지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노원구 월계동 서울원아이파크 전용면적 84㎡ 분양권은 지난달 18억1160만원에 거래됐다. 2024년 분양 당시 가격이 12억6200만~14억1400만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입주 전 분양가보다 4억원 이상 오른 셈이다.
동대문구 이문동 이문아이파크자이 전용 84㎡ 입주권은 지난 4월 18억3500만원에 거래됐다. 성북구 장위동 장위자이레디언트4단지 전용 84㎡ 입주권도 지난달 16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은평구 힐스테이트녹번역 전용 84㎡는 지난달 15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고, 동작구 상도푸르지오클라베뉴 전용 84㎡ 역시 지난해 10월 14억3000만원에서 지난달 15억원으로 올랐다.
가격 상승세도 비강남권에서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둘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누적 매매가격 상승률은 성북구가 7.02%로 가장 높았다. 동대문구는 5.50%, 노원구는 4.96%를 기록했다. 강남권보다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았던 지역에서 매수세가 확산된 결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 이후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지역에 수요가 집중되면서 비강남권 가격 상승세가 확대된 것으로 보고 있다. 15억원 이하 주택에 매수세가 몰렸지만 그 수요가 가격을 끌어올리면서 일부 단지는 다시 15억원 선을 넘어서는 구조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이미 많이 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덜 오른 지역을 찾는 수요가 이동하면서 가격 격차를 줄이는 ‘키 맞추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대출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양호하고 기존 집값 상승 폭이 크지 않았던 지역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승 지역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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