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카카오의 위기, 주가보다 무거운 이용자의 시선

아주경제 AI부 백서현 기자
아주경제 AI부 백서현 기자

요즘 카카오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에는 기대보다 우려가 더 짙게 드리워져 있다.

8일 연일 상승하던 코스피가 조정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카카오는 최근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인공지능(AI) 수혜주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동안 카카오의 주가는 좀처럼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단순한 주가 하락을 넘어 회사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오는 10일 카카오 노조는 창사 이래 첫 파업을 예고했다. 4시간 파업이지만 상징성은 적지 않다.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지난해 카카오톡 개편을 주도했던 홍민택 최고제품책임자(CPO)는 회사를 떠났다. 지난해 말 카카오톡 친구 목록 개편 논란 이후 이어진 이용자 불만도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정신아 대표는 최근 임금교섭 조정이 합의에 이르지 못한 데 대해 사내 게시판을 통해 사과했다. 동시에 카카오톡 조직 내에 이용자 경험 개선을 위한 '유저 퍼스트 TF'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이용자를 최우선 가치로 두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사실 이용자 중심은 카카오의 성장 역사를 설명하는 핵심 키워드이다. 2010년 출시된 카카오톡은 문자메시지 요금 부담을 사실상 없애며 국내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바꿔놨다. 이후 이모티콘과 보이스톡, 페이스톡, 선물하기, 쇼핑 등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하며 이용자들의 생활 속 불편을 해결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이용자의 불편을 먼저 찾고 이를 해결하는 것이 카카오의 경쟁력이었다. 지금도 카카오톡은 한달 주기로 꾸준히 업데이트되고 있다. 최근에는 메시지 공감 기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이모티콘을 기존 6종에서 114종으로 확대하는 등 세부 기능 개선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최근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카카오톡이 정작 필요한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직장인들은 수십, 수백 명이 참여하는 단체 대화방에서 주요 내용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는 기능을 원한다. 오픈채팅 이용자들은 광고성 계정과 스팸 문제 해결을 요구한다.

AI 시대를 맞아 이용자들의 기대 수준은 더욱 높아지고 있지만 카카오가 그 기대에 얼마나 부응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평가가 공존한다. 과거 카카오가 이용자의 고민을 한발 앞서 해결하는 서비스로 평가받았다면, 최근에는 이용자가 원하는 변화와 회사가 추진하는 변화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지적도 들린다.

정신아 대표의 리더십 역시 시험대에 올랐다. 노사 갈등과 수익성 개선, AI 경쟁력 확보, 카카오톡 서비스 혁신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 핵심 서비스 개편을 이끌었던 홍민택 CPO의 퇴사까지 겹치면서 조직 안정화 역시 중요한 경영 과제로 떠올랐다.

일각에서는 홍 CPO의 퇴사를 두고 카카오의 의사결정 구조와 조직 문화 전반을 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비스 개편은 한 사람의 결정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판단이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국내 최대 모바일 플랫폼 중 하나다. AI 경쟁에서도 충분한 자원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시장이 궁금해하는 것은 기술력만이 아니다. 카카오가 다시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플랫폼이 될 것인지, 그리고 경영진이 그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인지다. 52주 신저가에는 카카오를 향한 시장과 이용자들의 평가가 담겨 있다. 카카오에 필요한 것은 새로운 조직이나 구호보다 이용자 중심이라는 원칙을 다시 증명하는 리더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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