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이 방위산업 업계 최초로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 적용 대상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위험 시설물이 많은 특성상 경영진까지 처벌되는 중처법 적용은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해당 사업장은 최근 10년간 사망자가 13명 발생할 정도로 대형 사고가 잦아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방산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올라타 실적이 급증하는 와중에도 안전 관련 투자는 전체 매출 대비 0.03% 수준에 그친 것으로 확인돼 비판을 피하기 힘든 상황이다.
2일 대전경찰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고용노동부, 안전보건공단 등은 전날 발생한 한화에어로 대전사업장 세척공실 폭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합동 감식을 시작했다. 대전사업장은 미사일 추진기관과 전술유도무기 등을 개발하는 핵심 시설로 다연장로켓 '천무',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L-SAM' 등을 생산한다. 한화 측은 추진체를 만드는 도구에 묻은 화약을 세척하는 작업 도중 폭발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중처법상 사측이 사업장 안전보건 의무를 위반해 1명 이상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 경영진까지 처벌할 수 있다.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는 1년 이상 징역 혹은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고, 법인에도 50억원 이하 벌금을 매길 수 있다. 이번 사고는 사망자가 5명이나 나왔고 안전 업무로 분류되는 세척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은 사측에 불리한 정황이다. 한화에어로는 2018년(5명 사망)과 2019년(3명 사망)에도 폭발 사고를 겪은 바 있다.
관건은 회사의 안전관리 의무 이행 여부다. 현재 노동부 등은 안전관리 인력 배치와 예산 편성, 집행, 절차 등을 조사 중이다. 늘어난 수출 물량을 감당하기 위해 생산을 독려하는 과정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했고, 사측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이 입증되면 최악에는 그룹 수뇌부도 타격을 받게 된다. 한화에어로는 김승연 회장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사업 전략을, 손재일 사장이 사업 부문을 맡는 각자 대표 체제다.
한화에어로 '2025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살펴보면 2024년 집행한 안전보건투자 예산은 35억원으로 전체 매출액(11조 2401억원)의 0.03% 수준이다. 2023년 안전예산(72억원)보다 51.4% 급감했다. 안전 불감증을 의심할 만한 정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안전보건투자는 '안전'에만 지출된 내역이고, 실제 집행금액은 방폭설비 등 시설투자, 위험공정 자동화, 노후설비 교체 등 다양한 항목에 녹아있기 때문에 이보다 훨 많다"면서 "대전사업장은 자동화, 위험공정 무인화 등 인명사고 최소화를 위한 조치를 진행하는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손재일 한화에어로 사장은 이날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경영진 모두가 이번 사태를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 안전한 작업 환경을 만들고 더 단단한 조직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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