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사태 후폭풍 본격화…3% 뚫은 물가상승률, 26개월 만에 최고

  • 석유류 가격 24.2% 급등…교통·여행서비스로 물가 전이

 5월 31일 서울의 한 주유소 모습사진연합뉴스
5월 31일 서울의 한 주유소 모습.[사진=연합뉴스]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 충격이 지난달 소비자물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물가 상승률이 26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급등한 석유류 가격이 교통과 여행·숙박 서비스로 확산되며 체감물가까지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2026년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92(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를 기록한 것은 2024년 3월(3.1%) 이후 처음이다. 

물가 상승률은 올해 2월 2.0%, 3월 2.2%, 4월 2.6%에 이어 5월 3.1%까지 오름폭이 확대됐다. 특히 지난달에는 3%를 돌파하면서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국내 물가에 본격 전이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4.2% 급등하며 전체 물가를 0.92%포인트 끌어올렸다. 이는 2022년 7월(35.2%) 이후 3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휘발유는 23.1%, 경유는 33.3% 올라 각각 2022년 7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석유류 가격 상승은 교통과 여행 관련 서비스 가격도 밀어 올렸다. 교통 부문 물가는 11.6% 상승했고 국제항공료는 33.5% 급등해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해외단체여행비와 국내항공료, 승용차 임차료, 호텔 숙박료 등도 일제히 오르며 물가 상승 압력을 키웠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전쟁 영향으로 석유류 가격 상승 폭이 크게 확대됐고 여기에 5월 연휴와 여행 수요 증가가 겹치면서 여행 관련 서비스 가격이 상승했다"며 "이번 물가는 공급 측 충격이 본격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3% 상승했다. 이는 2024년 4월(3.6%) 이후 2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식품을 제외한 생활물가는 4.2% 올라 소비자들의 부담을 키웠다.

반면 채소와 과일 가격 안정세로 신선식품지수는 1.4% 하락했다. 농산물은 0.8% 내렸지만 축산물과 수산물이 각각 5.8%, 5.0% 오르며 농축수산물 전체는 2.2% 상승했다.

다만 국가데이터처는 아직까지 고유가 충격이 외식이나 가공식품 전반으로 확산되는 단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와 달리 현재는 수요가 위축된 상황에서 공급 충격이 발생한 것"이라며 "하반기 석유류 가격 상승이 다른 품목으로 전이되는지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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