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김정욱 협회장)가 최근 법원이 변호사와 의뢰인 간에 적법하게 체결된 보수 약정을 사후적으로 감액하는 판결을 잇달아 내놓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1일 변협은 성명서를 통해 "계약은 지켜져야 한다는 원칙은 우리 사법 질서를 떠받치는 가장 근본적인 원칙"이라며 "당사자가 자유 의사로 체결한 약정은 존중되어야 하며, 법원의 개입은 명백하고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로 제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협회는 법원이 변호사 보수 약정에 대해서만 유독 이중잣대를 들이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변협은 "대법원이 전두환 신군부 시절의 강압적인 증여 문서조차 그 효력을 쉽게 부정하지 않았던 엄격한 기준과 비교할 때, 유독 변호사 보수 약정에 대해서만 형평이라는 추상적인 잣대로 계약의 효력을 무력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변협은 변호사 보수가 단순히 기계적으로 산출되는 것이 아니라 사건의 난이도, 전문성, 예상되는 위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법원이 사후적으로 보수를 심사하듯 개입하는 것은 변호사 직무의 전문성을 평가절하하고 법적 안정성을 해치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보수 감액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변협은 "소송위임계약에서만 비교적 쉽고 광범위하게 변호사 보수의 감액을 인정하여 온 배경에 법관에게 비교적 익숙한 분야라는 사정이 작용한 것이라면, 이는 합리적 근거 없이 변호사 직역을 다른 직역과 차별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결국 변호사 보수약정의 사후적 감액은 개별 사건의 당부를 넘어 다른 직역과의 형평과 사적자치 영역에 대한 사법부의 자기절제라는 관점에서 신중하게 다루어져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또한 협회는 정보통신의 발달로 의뢰인이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오늘날, 의뢰인을 일방적인 약자로 보고 계약 관계를 지나치게 후견적으로 바라보는 법원의 태도는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다.
변협 관계자는 "보수 약정의 안정성이 흔들리면 변호사는 고위험 사건 수임을 회피하게 되고, 이는 결국 국민이 양질의 법률 서비스를 받을 기회를 박탈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사법부는 변호사 보수 약정이 변호사 직역의 독립성을 지탱하는 제도적 기반임을 인식하고, 사후 개입에 있어 절제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향후 대한변협은 변호사의 정당한 보수 청구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사법부의 판단을 면밀히 주시하는 한편, 관련 법리와 제도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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