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은 현대·반포는 삼성…강남 재건축 '양강 체제' 굳어졌다

  • 현대건설·삼성물산, 나란히 수주전 승리…압구정·반포서 브랜드 타운 전략 가속

삼성 현대
강남 재건축 수주전에서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수주권을 얻어냈다. [그래픽=이은별 기자·챗지피티]

강남권 대형 재건축 수주전에서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나란히 승기를 잡으며 정비사업 시장의 양강 구도가 한층 뚜렷해졌다. 현대건설은 압구정5구역을, 삼성물산은 신반포19·25차 통합재건축을 각각 품에 안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과를 계기로 현대건설은 압구정, 삼성물산은 반포를 중심으로 브랜드타운 전략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3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5구역과 신반포19·25차 통합재건축 수주전에서 각각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경쟁사를 제치고 시공권을 확보했다. 두 사업지는 강남권 핵심 입지로 꼽히는 데다 한강 조망 극대화, 금융 지원, 특화 설계 등을 앞세운 경쟁이 펼쳐지며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압구정5구역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조합원 1199명 중 1016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현대건설은 599표를 얻었고, 경쟁사인 DL이앤씨는 398표를 받았다. 기권표는 19표였다.

현대건설은 강남 부촌의 상징인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정체성을 계승한 최고급 주거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전략으로 조합원 표심을 공략했다. 단지명으로는 ‘압구정 현대 갤러리아’를 제안했다. 앞서 압구정2·3구역을 수주한 데 이어 5구역까지 확보하면서 압구정 재건축 6개 구역 중 절반을 차지하게 됐다.

현대건설은 이번 수주를 통해 압구정 일대 ‘현대 브랜드 타운’ 조성 구상에도 힘을 얻게 됐다. 압구정은 기존 현대아파트 브랜드 상징성이 강한 지역인 만큼, 조합원들 사이에서 브랜드 연속성과 향후 단지 가치 상승 기대가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반포19·25차 통합재건축에서는 삼성물산이 포스코이앤씨를 제치고 시공사로 선정됐다. 지난 30일 열린 조합 총회에서 참석 조합원 399명 가운데 239표를 얻어 시공권을 따냈다.

삼성물산은 단지명으로 ‘래미안 일루체라’를 제안했다. 기존 래미안 신반포팰리스, 래미안 신반포리오센트, 래미안 헤리븐반포 등과 연계해 반포·잠원 일대를 아우르는 ‘래미안 타운’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반포 일대에서 래미안 브랜드 선호도가 높은 점도 수주전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번 결과는 정비사업 시장의 대형사 쏠림 현상을 다시 보여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합 입장에서는 공사비뿐 아니라 원자재 가격, 인건비, 금융비용 상승 속에서 사업을 안정적으로 완수할 수 있는 시공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입주 후 시세와 일반분양 흥행, 브랜드 가치 등을 고려할 때 검증된 대형 건설사 선호 현상이 더욱 강해졌다는 것이다.

대형 건설사들도 풍부한 수주잔고와 자금력을 바탕으로 핵심 입지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강남권 재건축은 단순 수주액을 넘어 향후 하이엔드 브랜드 경쟁력을 보여주는 상징성이 크다. 반면 중견 건설사들은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와 공공·비주택 부문 확대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는 분위기다.

실제 지난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정비사업 수주액 합계는 19조7493억원으로 10대 건설사 전체 수주액의 약 40%를 차지했다. 수주 순위에서도 삼성물산이 1위, 현대건설이 2위를 기록하며 선두권을 유지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대형 건설사를 택하는 것이 조합원 입장에서는 향후 시세 형성에 유리한 브랜드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고, 자금 조달 능력과 시공 경험이 풍부해 사업 지연 위험도 상대적으로 낮다”며 “향후 핵심 입지 재건축·재개발 사업에서도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등 대형 건설사의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공사비 부담이 커지는 만큼 앞으로는 단순한 브랜드 경쟁을 넘어 사업성 개선, 금융 지원, 특화 설계 등을 종합적으로 제시하는 수주전 양상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