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가계 소비가 살아나는 흐름을 보였지만 소득 증가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서민층의 체감 부담이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소득층은 벌어들이는 소득보다 더 많이 지출하는 ‘적자 소비’ 구조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28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48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물가 상승분을 반영한 실질소득 증가율은 0.4%에 그쳤다.
소비지출은 310만5000원으로 5.3% 늘며 소득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이에 따라 가구 흑자액은 123만9000원으로 3.1% 감소했고 평균소비성향은 71.5%로 1년 전보다 1.7%포인트 상승했다. 평균소비성향은 처분가능소득 가운데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율로, 높아질수록 여유자금이 줄었다는 의미다.
직전 분기부터 이어진 소비 회복 흐름은 더욱 뚜렷해졌다. 특히 교통·운송 지출이 12.1% 증가했고 오락·문화(12.0%), 보건(10.4%) 지출도 큰 폭으로 늘었다. 자동차 구매 증가와 해외여행 수요 회복, 의료비 부담 확대 등이 동시에 반영된 결과다. 실제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소비심리 회복과 증시 반등, 자산가격 상승 등이 일부 소비 여력을 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소비 회복의 온기는 계층별로 차이를 보였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7만원으로 2.7%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소비지출은 7.3% 늘었다. 이들의 평균소비성향은 155.3%로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가 더 많은 적자 구조가 이어졌다. 사실상 빚을 내거나 기존 자산을 줄여 생활비를 충당하는 가구가 적지 않다는 의미다.
반면 소득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237만8000원으로 4.2% 증가했고 처분가능소득도 5.1% 늘었다. 소비지출 역시 6.9% 증가했지만 평균소비성향은 57.7% 수준에 머물렀다. 상위 계층일수록 소득 증가 속도가 더 빠르고 소비 여력 역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소득 격차 역시 확대 흐름을 이어갔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 5분위 배율은 5.91배로 전년 동기(5.82배)보다 상승했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은 가구원 수 차이를 반영해 실질 생활 수준을 비교하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소득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뜻이다. 정부 이전소득 증가에도 시장소득 격차 확대 흐름을 완전히 막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근로소득 증가세가 둔화된 점도 눈에 띈다. 올해 1분기 근로소득은 342만2000원으로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반도체 업황 개선과 성과급 확대 영향으로 큰 폭 증가했던 기저효과가 반영된 데다 제조업·건설업 고용 둔화 영향도 작용했다.
반면 이전소득은 9.7% 증가하며 전체 소득 증가를 견인했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등 공적 이전소득 증가와 각종 정부 지원금 확대 영향이 반영된 결과다. 실제 지난해 4분기에도 이전소득 증가세가 전체 가계소득을 방어하는 흐름이 나타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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