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 자체 AI 칩 공급 본격화…엔비디아 독주 구도 흔드나

  • 설계 IP 제공 넘어 자체 칩 공급…엔비디아·구글 등 기존 고객사와 경쟁 구도

Arm의 AGI CPU 칩 사진로이터연합뉴스
Arm의 AGI CPU 칩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암(Arm)이 자체 개발한 데이터센터용 인공지능(AI) 칩 수요가 예상을 웃돈다고 밝히며 완성형 칩 사업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심으로 성장해온 AI 반도체 시장에서 Arm도 중앙처리장치(CPU) 기반 자체 칩으로 경쟁에 뛰어든 모습이다.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Arm은 이날 실적 발표에서 자체 개발 데이터센터 칩 'AGI CPU'의 2027~2028 회계연도 합산 수요 전망이 20억 달러(약 2조9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월 출시 당시 제시한 전망치 10억 달러의 두 배 수준이다.

다만 Arm은 해당 칩 매출 전망은 기존 10억 달러로 유지했다. 수요는 20억 달러로 늘었지만, 이를 모두 충족할 공급을 아직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CEO)는 콘퍼런스콜에서 "3월 말 우리가 언급했던 숫자는 10억 달러 규모의 수요를 뒷받침할 수 있는 확보된 공급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는 메모리, 웨이퍼, 패키징, 테스트 장비 접근권이 포함된다"며 "따라서 20억 달러 규모에 대해서는 이제 이를 뒷받침할 공급을 확보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회사가 "고객들을 위한 적절한 해법을 찾기 위해 밤낮없이 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rm은 해당 칩 매출이 현 회계연도 4분기부터 반영되기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Arm은 그동안 반도체 설계 지식재산권(IP)을 엔비디아·구글·아마존 등에 제공하는 방식으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창사 35년여 만에 처음으로 완성형 자체 칩을 직접 내놓으면서 기존 고객사들과 경쟁자로도 마주하게 됐다.

FT는 AI 붐 초기에는 중앙처리장치(CPU)에 대한 수요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고, 고객들이 AI 모델 학습을 위해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앞다퉈 사들였다고 짚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AI 애플리케이션 구동을 지원하는 CPU 수요가 커지면서 Arm과 인텔, AMD 등 반도체 기업들도 수혜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스 CEO는 AGI CPU 수요가 "기대를 웃돌았다"며 "Arm이 AI 시대의 컴퓨팅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CPU 수요가 향후 4배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Arm은 장기적으로 AI 데이터센터용 기술 공급이 회사의 최대 사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는 2031년까지 해당 칩 매출 150억 달러를 달성한다는 목표도 유지했다. 하스 CEO는 "방향은 분명하다. 고객들은 데이터센터의 중심에 Arm이 있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보는 대주주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AI 반도체 공급망 구축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손 회장은 이른바 '이자나기 프로젝트'를 통해 엔비디아에 맞설 AI 반도체 생태계 조성을 추진해왔다. 하스 CEO는 지난달 소프트뱅크 인터내셔널 그룹 CEO로도 선임되며 이 전략의 핵심 축을 맡게 됐다.
매출 사상 최대...비용 증가 우려도

한편 이날 발표된 Arm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14억9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조정 주당순이익은 60센트로 시장 예상치 58센트를 웃돌았다.

사업별로는 로열티 매출이 스마트폰과 AI 애플리케이션 성장에 힘입어 11% 증가한 6억710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일부 시장 예상에는 못 미쳤다. 반면 라이선스 및 기타 매출은 29% 증가한 8억1900만 달러로 예상치를 웃돌았다. 회사는 이를 AI 칩 설계와 플랫폼 수요 증가에 따른 결과로 설명했다.

2분기에 대해서는 매출 12억1000만~13억1000만 달러, 조정 주당순이익 36~44센트를 제시했다. 시장에서는 매출 12억5000만 달러, 조정 주당순이익 37센트를 예상하고 있다.

다만 공급망 구축 비용은 단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Arm 경영진은 올해 영업비용이 분기마다 몇 퍼센트씩 순차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연말에는 매출 증가율이 영업비용 증가율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Arm 주가는 신형 AI 칩 기대감에 올해 들어 두 배 이상 상승했다. 그러나 이날 실적 발표 후에는 공급 부족 우려와 비용 증가 전망이 부각되며 정규장 마감 후 시간 외 거래에서 하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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