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는 맞고 관계는 틀리다…진태현 '이숙캠' 하차가 남긴 뒷맛

  • 배우 진태현, 28일 소셜미디어 통해 '이혼숙려캠프' 하차 심경 전해

배우 진태현이 JTBC '이혼숙려캠프'를 떠난다. 프로그램의 변화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예능은 흐름을 타고, 고정 출연진 역시 개편의 대상이다. 하차는 문제가 아니다. 다만 뒷맛은 '왜 떠나느냐'보다 '어떻게 떠나보냈느냐'로 남는다.

진태현은 2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숙캠' 하차 심경을 전했다. 그는 "아직 방송 분량이 많이 남았는데 공식 기사가 올라왔다"며 마지막 방송 후 인사하려 했지만 관련 보도가 이어져 글을 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매니저를 통해 저의 하차에 관한 제작진의 설명과 결정을 듣게 되었고, 4월 초 마지막 녹화로 '이숙캠'을 떠나게 됐다"고 전했다.

문장 자체는 담담했다. 원망을 쏟아낸 글도, 제작진을 향한 공개 저격도 아니었다. 오히려 진태현은 "25년 연예인 생활 중 그 어떤 촬영보다 열심히 했고 진정성 있게 임했다"며 프로그램과 시청자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그 담담함 때문에 문장 사이의 섭섭함은 더 선명하게 읽힌다. "매니저를 통해"라는 표현을 남긴 데에는, 최소한 그 과정이 당사자에게 아주 매끄럽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는 정서가 묻어난다.
 
사진배우 진태현 소셜미디어
[사진=배우 진태현 소셜미디어]

매니저를 통한 하차 전달이 무례하다는 건 아니다. 방송가에서 출연 조건, 일정, 계약 관련 사안은 소속사나 매니저를 거쳐 전달되는 경우가 많다. 제작진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오해를 줄이고 공식적인 절차를 밟는 방식이었을 수 있다. 특히 개편, 하차, 후임 논의가 동시에 맞물리는 상황에서는 당사자에게 이야기하기보다 매니지먼트 라인을 통해 정리하는 편이 더 안전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하지만 절차적으로 가능하다고 해서 정서적으로 충분했다는 뜻은 아니다. 진태현은 단발성 게스트가 아니었다. '이숙캠'의 남편 측 가사조사관으로 출연하며 프로그램의 한 축을 맡아왔다. 오래 함께한 출연자라면, 적어도 마지막을 정리하는 방식에서도 그 시간의 무게가 반영될 필요가 있다.

이번 사안이 더 민감하게 받아들여진 이유는 보도 순서에도 있다. 진태현은 아직 방송 분량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하차 기사가 먼저 나온 데 아쉬움을 드러냈다. 화면에는 여전히 프로그램의 구성원으로 남아 있는데, 현실에서는 이미 '하차자'가 된 상황이다. 출연자 입장에서는 작별 인사를 할 타이밍을 스스로 선택하지 못한 것이다. 관계의 종료에서 중요한 건 사실 전달만이 아니다. 떠나는 사람이 자신의 말로 마무리할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것도 예의다.

프로그램 개편은 제작진의 권한이고, 출연진 교체는 방송의 생존 전략이다. "프로그램 변화를 위한 결정"이라는 설명도 납득할 수 있다. 그저 아쉬울 뿐이다. 오래 함께한 사람을 떠나보낼 때, 절차만 지키면 충분할까. 제작진에게는 개편이었겠지만, 진태현에게는 관계의 종료였다. 제작진에게는 출연진 재정비였겠지만, 당사자에게는 진정성을 쏟았던 자리와의 작별이었다.

한쪽은 "공식 절차를 밟았다"고, 다른 한쪽은 "직접 설명받지 못했다"고 느낄 수 있다. 어느 한쪽이 틀렸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저, 이 간극에서 오해가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다.

진태현은 끝까지 예의를 지켰다. 그래서 더 묻게 된다. 떠나는 사람이 이토록 조심스럽게 인사해야 했다면, 보내는 쪽의 예의는 충분했을까. 진태현의 '이숙캠' 하차가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건 그런 질문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결정은 프로그램의 몫이지만, 마무리의 품격은 관계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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