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뷰] 대통령의 SNS와 외교 리스크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가운데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전황평가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가운데)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전황평가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SNS가 외교적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이 대통령의 소통 방식이 달라진 것은 아니지만 메시지의 성격이 달라지면서 특정 국가의 반발까지 사게 됐다.

이번 이스라엘 관련 논란은 정치적 소통 방식과 국가 운영의 책임 사이에서의 위험성이 어떻게 현실로 전환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로 남을 듯하다. 대통령의 SNS는 곧바로 국가의 공식 입장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발단은 지난 10일이었다. 이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팔레스타인 아동이 등장하는 영상을 공유하며 사실 확인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후 해당 영상은 과거 요르단강 서안에서 촬영된 사건으로 확인됐지만, 글이 최초 게시된 당시에는 시점과 맥락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뒤따르지 않았다. 이튿날인 11일, 이스라엘 외교부는 대통령 발언이 사실관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맞서 인권 문제를 강조하는 글을 재차 올리며 자신의 문제 제기에 대한 정당성을 강조했다. 대통령 SNS 메시지가 외교적 공방으로 확산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대통령의 SNS 메시지가 외교 채널을 거치지 않은 채 국제적 논쟁의 출발점이 됐다는 사실이다. 국제 인권 문제를 환기하는 것과 외교적 파장을 관리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특히 중동 정세처럼 민감한 사안에서는 발언의 내용뿐만 아니라 시점과 표현 방식, 그리고 상대국의 해석 가능성까지 고려하는 정교한 접근이 요구된다. 하지만 이번 이스라엘 관련 게시글은 개인 계정의 즉각성이 국가 외교의 숙고를 앞지르면서 메시지의 파급력이 통제 범위를 넘어섰다고 볼 수밖에 없다.

유사한 문제는 이미 다른 외교 사안에서도 반복된 바 있다. 지난 2월 캄보디아 관련 발언 논란이 대표적이다. 당시 대통령은 범죄 조직 문제를 언급하며 강경한 메시지를 SNS에 올렸지만, 외교적 파장을 낳자 게시물이 삭제되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에도 대통령 SNS의 성격을 둘러싼 논란을 촉발했고, 메시지 관리 체계의 부재를 드러냈다. 야권의 비판은 정치 공세적 성격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공직 수행과 직결된 메시지가 개인 계정에서 임의로 수정·삭제되는 것은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대통령의 SNS가 공적 기록인지, 개인적 소통인지 아니면 둘 다인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어떤 경우의 성격이라도 결코 안정적이지는 않다. 대통령의 발언은 단순한 콘텐츠를 넘어 국가 정책 방향과 입장이다. 대통령의 SNS는 대변인 브리핑도 아니고 비서실 검토 문건은 더더욱 아니다. 일련의 상황들로 비춰봤을 때 현재의 SNS 운영 방식은 이러한 무게를 감당할 만한 검증 체계를 충분히 갖추고 있는지 의문이 남는다.

대통령의 직접 소통이 갖는 정치적 효용은 분명하다. 그러나 소통 창구의 개방성과 국정 운영의 안정성은 별개의 문제다. 특히 외교·안보 사안에서 즉각적 반응을 우선하는 SNS 정치가 반복된다면, 그 위험은 우리 국민들에게 되돌아온다.

앞으로 대통령의 SNS라 하더라도 외교·안보 관련 사안은 최소한의 사전 검증과 참모진 협의를 거쳐야 한다. 메시지의 생산 과정과 수정 이력 또한 투명하게 관리돼야 할 것이다.

개인 계정이라는 이유로 공적 책임을 비껴갈 수 없다는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발신량을 늘리는 정치가 아니라, 메시지의 무게를 회복하는 국정 운영이다. 대통령의 SNS가 단순 소통 창구에 머무를 것인지, 국가를 대표하는 책임 있는 언어로 자리 잡을 것인지는 결국 검증 시스템의 구축에 달려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