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끌어올린 반도체 호황…한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

  • 한은, 반도체 경기 지속가능성 점검 보고서

  • AI 경쟁에 수요↑·공급↓…사이클 길어져

  • "중동 전쟁, 반도체 경기 영향은 제한적"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글로벌 반도체 경기가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입어 전례 없는 확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 같은 호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급 제약이 맞물리며 당분간 상승 흐름은 이어지겠지만, 향후에는 AI 투자 수익성 검증 여부가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12일 발간한 '글로벌 반도체 경기 확장세 지속가능성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반도체 경기 확장 국면은 과거와 달리 수요가 공급을 크게 앞지르는 구조가 특징이다.

AI 주도권 확보 경쟁이 격화되면서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투자가 급증했고, 이에 따라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범용 D램 수요가 동시에 확대되며 가격과 기업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됐다.

반면 HBM은 공정 난이도가 높고 신규 장비 도입과 적용이 필요해 제품 양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면서 공급 확대 속도는 제한되는 수급 불균형이 과거보다 더 크고 길어지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은 메모리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번 AI 전환 국면에서 직접적인 수혜를 누리고 있다. 사상 최대 경상흑자를 반도체가 견인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분기 매출이 100조원, 영업이익이 50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한은은 이러한 흐름이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수요 증가는 AI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경쟁적 인프라투자로 가파른 반면, 반도체 공급 확대는 기술적 어려움 등으로 제약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한국은행
[사진=한국은행]

다만 반도체 산업의 구조적 특성상 확장 국면이 영구적으로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이후 흐름은 다양한 변수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전망했다.

가장 큰 변수는 AI 투자에 대한 수익성 검증 시점이다. 현재는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투자 확대를 견인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시장 관심이 실제 수익화 가능성으로 점차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내년 이후 AI 인프라 투자를 지난해와 올해 같은 속도로 확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여기에 주요 빅테크의 자금 조달 여력, AI 모델의 기술 효율성 개선 속도, 메모리 기업들의 증설 속도, 중국 기업들의 추격 등도 반도체 경기의 방향성을 좌우할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빅테크는 현금 여력이 점차 소진됨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 이후 자사주 매입 축소, 회사채 발행 확대 등을 통해 외부조달을 늘리고 있다. 또 AI 모델 경량화, 메모리 압축·계층화 등 AI산업의 기술 효율성 진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해당 기술 진전이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어려운 점도 변수다.

올해 주요 메모리 기업들이 공급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추가적인 생산능력 확장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지만 내년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의 신공장이 순차적으로 완공돼 공급 여력이 확충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반도체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현재까지는 유가와 금리 상승, 글로벌 성장세 약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AI 투자 기조가 유지되며 반도체 수요나 공급에 영향이 없었기 떄문이다.

다만 한은은 전쟁 상황이 심각해질 경우 AI 투자의 수익성 검증 시기가 앞당겨지거나 빅테크의 자금 확보에 어려움이 발생하면서 반도체 수요가 감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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