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강세에 가계 자금이 은행 예금보다 주식시장으로 향했다. 올해 1분기 저축성예금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간 반면 주식과 투자펀드 운용 규모는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향후 가계 자금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기관 예치금 운용 규모는 29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50조7000억원)보다 42.01% 감소했다. 반면 전년 동기 대비 지분증권·투자펀드 운용 규모는 30조4000억원에서 61조40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금융기관 예치금 규모는 전기(12조8000억원)와 비교하면 확대됐다. 금융기관 예치금 증가의 상당 부분은 증권예탁금 확대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세부 금융거래표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나타난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예금취급기관 단기저축성예금 운용 규모는 올해 1분기 7조6280억원이 감소했다. 장기저축성예금도 12조1920억원 줄었다. 반면 거주자 발행주식·출자지분은 1분기 18조3290억원이 늘었다. 저축성예금에서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2분기 들어서도 이런 자금 이동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요구불예금의 회전율은 23.1회로 집계됐다.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증시 호조로 주식 투자 열기가 커진 지난해 12월에 23.6회로, 2015년 12월(24.6회) 이후 10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또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등이 포함된 저축성예금 회전율은 월 1.7회를 기록했다.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았던 지난해 12월과 같은 수준이다. 주식 투자 열기가 확산하면서 은행 예·적금에서 주식 등 투자처로 자금 이동이 활발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가계 자금이 주식 등으로 이동한 것은 증시 강세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1분기 코스피 수익률은 19.71%를 기록했다. 반면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2% 후반 수준에 머물렀다. 예금 이자보다 주가 상승에 따른 자본차익 기대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자금이 증시로 향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2분기 이후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3분기 들어서도 반도체 업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가 다소 약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가계 자금 운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높이면 시장금리가 먼저 오르면서 수신 경쟁이 필요한 은행들의 예금금리도 상승하게 된다.
전문가는 위험자산 선호가 이어질 경우 증시로의 자금 유입이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가계와 기업의 금융자산 축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위험자산 선호가 지속될 경우 대기자금의 주식시장 유입 여력이 확대될 수 있다"며 "이번 자금순환 통계에서 확인된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운용 확대는 이러한 자금 이동이 이미 일부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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