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구 칼럼] 경영과 리더의 셀프 리스크 관리

이춘구 언론인
[이춘구 언론인]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을 막론하고 경영의 리스크를 줄이는 게 기관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관건이다. 특별히 기관의 경영을 맡고 있는 리더의 리스크 관리는 치명적 요소임을 체험적으로 느끼고 있다. 리더의 리스크는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면서 자신뿐 아니라 기관 자체를 위험에 빠뜨리기 때문에 더욱 더 관심을 가지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서 명백한 사례들을 접하며 여러 가지 교훈을 삼게 된다. 비근한 예로 12.3. 비상계엄으로 대한민국이 위기에 처했던 상황, 공천 과정에서 금품 수수의혹 등은 많은 것을 돌아보게 한다. 이런 사례들은 어째서 발생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것일까?

글의 취지에 맞게 여기에서는 전 정권의 리스크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춰 간략하게 살펴보기로 한다. 제20대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해 2022년 3월 9일에 실시된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는 1, 2위 득표율이 각각 48.56%, 47.83%였다. 역대 대통령 선거 중 1, 2위 후보 간의 최소 득표율과 표 차이인 0.73%p, 247,077표였다. 정치학적으로는 견제와 균형을 이루는 민주성의 상징으로 분석할 수 있는 결과였다. 그만큼 정권은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국민의 뜻을 따라 국정을 운영해야 했다.

그러나 국정의 난맥상을 초래해 12.3. 비상계엄 이후 2025년 4월 4일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는 비극을 맞게 됐다. 권위주의 시대의 잔재인 비상계엄을 통치행위로 오인하고 잘못 발동한 것이 대국을 그르치게 된 요인이었다. 최고통치권자는 민주적 기본질서를 무너뜨리고 국민적 저항에 부딪쳐 영어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빛의 혁명을 통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회복시킨 국민이 최후의 보루로서 전 정권의 과오를 바로 잡아 나가고 있는 중이다.

전 정권이 조기에 무너진 것은 대통령이 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게 가장 큰 원인이 아닐까라고 생각해본다. 어렵게 쟁취한 최고 권력, 대권을 두려움으로 대하고, 성심으로 몸을 낮춰야 하는 데 그러지를 못했다. 여기서 『명심보감』 성심편에 나오는 말이 떠오른다. “이미 비상한 즐거움을 얻었거든 모름지기 예측할 수 없는 근심을 방비해야 하느니라(기취비상락 수방불측우, 旣取非常樂 須防不測憂).” 기쁨이 커질수록 그만큼 불안·갈등·시련이 따라올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공과 사를 철저히 구분하고
편안할 때 미리 경계해야
 
『명심보감』은 이어서 “사랑받거나 편안할 때에도 모욕과 위태로움을 미리 경계하라(득총사욕 거안여위, 得寵思辱 居安慮危)!”고 경고한다. 사랑함이 심하면 반드시 심한 소비를 유발하며, 명예가 심하면 반드시 심한 헐뜯음을 가져오게 된다. 기뻐함이 심하면 반드시 심한 근심을 가져오며, 뇌물을 탐함이 심하면 반드시 심한 멸망을 가져오는 게 역사의 교훈이다.

중국 송나라 때 경행록에 이르기를 나라를 다스리는 데 있어서 요점이 되는 것은 말하자면 공정하고 청렴한 것이요, 집안을 이루는 데 있어서의 도리는 말하자면 검소하고 근면한 것이라고 했다. 공정은 공적인 자세를 말하는 것이며, 공(public)은 사사로움을 내려 놓는 것이다. 청렴(integrity)은 온전한 자아를 실현하는 것이다. 공과 청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 경영에 책임을 지는 리더로서 반드시 함양해야 할 덕목이다. 사실 조금 더 깊게 생각하면 순전히 사사로운 영역은 없는 것이다.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비리와 부패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보좌관이나 비서를 몸종 부리듯이 대하다가 사이가 틀어지면 서로 비방전이 벌어져 낭패를 보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심한 경우 리더의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하거나 영상으로 채집했다가 관계가 틀어지면 폭로전으로 치닫기도 한다. 때로는 공인임을 망각한 채 소위 양속을 따르다 법에 저촉되는 사례도 발생한다. 때로는 이러한 일탈행위들이 권력 다툼과 연결되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어 간다. 결국 최후의 해법은 사법적 판단에 따라 리더와 리더에 대항하는 자들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이다.
 
공직자의 길은 수기치인의 과정
체크리스트 작성, 사전통제에 집중
 
특별히 공직에 나가고자 하는 사람은 평생 연마하며 사람을 관리하는 수기치인(修己治人)의 길을 가야 한다. 이는 성장 과정에서부터 몸에 익히고 자신을 철저하게 관리해야만 이룰 수 있는 일이다. 부모와 교육기관으로부터 공과 사를 구분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방법을 몸에 배도록 익혀야 한다. 요즘 공직자들의 부동산 등 재산 형성에 사회적 관심이 집중돼 있다. 이러다 보니 필자의 지인 아들은 아파트 마련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부모의 지원을 거부했다. 거부하는 이유는 부모님이 편법으로 지원해주면 자신의 신세를 망치게 한다는 것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공론화를 거치며 조금은 청렴한 사회로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닌가?

필자는 공공기관 감사를 할 때 리스크 관리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기관과 리더의 리스크는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 스스로 사전감사를 하는 체제를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 여기서 얻은 노하우는 사전감사 리스트를 작성해서 스스로 사전에 감사를 하게 하는 것이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조직인은 사전감사표를 작성하고 매 순간마다 스스로 자율통제, 사전감사를 몸에 익히도록 해야 한다. 감사는 파수견(watch dog)뿐 아니라 문제해법 제공자(problem solver), 예측가(predictor)로서 역할을 요구한다. 기관운영과 자신의 수양의 길잡이인 셈이다.

얼굴을 맞대고 대화는 나눠도 마음 사이에 벽이 있어 진정한 소통이 어렵다(대면공화 심격천산, 對面共話 心隔千山). 즉, 가까운 사이라도 생각과 감정이 다르면 겉으로는 대화가 있어도 속마음은 멀리 떨어져 있다는 비유이다. 리더가 조직을 운영할 때 주의를 기울여아 할 부분이 진정한 소통이다. 소통은 일방적인 지시가 아니라 서로 협의를 하는 과정이다. 소통하지 못하면 리더는 치명상을 입게 되고, 조직은 위기에 처하게 된다. AI혁명시대에는 더욱 더 긴밀한 소통이 요구된다. 소통은 합리적인 의사결정뿐 아니라 정서적인 공감대 형성을 이뤄내는 것이다. 고독한 공간에서 스스로 단련하는 과정이 리더를 살리고 조직과 기관을 살린다.

 이춘구 필자 주요 약력

△전 KBS 보도본부 기자△국민연금공단 감사△전 한국감사협회 부회장△전 한러대화(KRD) 언론사회분과위원회 위원△전 전라북도국제교류센터 전문 자문위원△전 한국공공기관감사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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