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청년 미래와 국가 생존 '기업하기 좋은 나라'에 답이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2026년 4월, 대한민국 경제는 물가는 치솟고 일자리는 줄어드는 고통스러운 스태그플레이션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한국은 제조업 수출액 기준 세계 5위, 국내총생산(GDP) 세계 13위, 국제금융에서 원화가 결제되는 비중은 0.1%로 세계 35~40위로 추정된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서며 86% 확률로 우상향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아픈 지점은 우리 사회의 미래인 청년세대다. 통계에 따르면 전체 가구 중 채무 위험이 있는 청년층이 30%에 달하며, 고위험 가구의 35%가 20·30세대로 나타났다. 이른바 '빚투' 열풍의 후유증과 취업난이 겹치며 청년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률이 44% 수준에 머무는 현실에서, 청년들에게 가장 절실한 복지는 다름 아닌 '양질의 일자리'다. 하지만 일자리를 만들어낼 기업들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2025년 기준 외국인 직접 투자(FDI) 유입보다 한국 기업의 해외 유출액이 두 배 가까이 많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올해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에 60조원을 들여 반도체 공장을 완공하고, 현대자동차가 미국에 30조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결정하는 등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한국 대신 해외를 선택하고 있다.
 
기업들이 국내 투자를 기피하고 짐을 싸는 나라에서 청년 일자리를 기대하기란 불가능하다. 이제 정부는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이에 세 가지 핵심 정책 방향을 제언한다.

첫째, 노동 시장의 유연성과 노사 균형을 확보해 세계 평균 수준의 기업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행을 주저하는 가장 큰 원인은 강성 노조와 경직된 노동 정책이다. 특히 지난 3월부터 시행된 '노란봉투법'으로 인해 400여개가 넘는 하청 기업 노동자들이 원청을 상대로 쟁의를 신고하는 등 산업 현장의 불확실성이 극도로 높아졌다.

기업인과 노동자가 상생하기 위해서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잡힌 정책이 필수적이다. 불필요한 규제를 혁파하고 노사 관계의 법치주의를 확립할 때 비로소 기업들은 국내 투자로 눈을 돌릴 것이다.

둘째, 기업의 영속성을 보장해 일자리를 지켜야 한다. 싱가포르와 캐나다 등 20여 개국은 가업을 상속받아 일자리를 유지할 경우 상속세를 파격적으로 면제해 준다. 우리나라는 상속세가 최고 60%로 인해 기업을 포기하거나 매각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세금을 걷는 것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바로 '일자리 유지'다. 가업 승계를 통해 기업이 대를 이어 경영될 수 있도록 상속세 부담 완화를 검토해야 한다. 기업이 존속해야 청년들이 일할 자리도 보존될 수 있다.
 
셋째, 국가 경제의 기초체력을 강화하고 환율 안정을 꾀해야 한다. 최근의 지속적인 환율 상승은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약화했음을 보여주는 경고등이다. 정부는 외환보유고를 1조 달러 수준까지 확충하고, 600억 달러 규모의 한미통화스와프와 700억 달러 규모의 한일 통화 스와프를 상설 체결해 금융 안전망을 공고히 해야 한다. 환율이 안정돼야 기업들이 예측 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고, 해외 자본의 유출을 막을 수 있다.

대한민국 일자리의 90%는 기업이 만든다. 정부가 일자리를 직접 만드는 것에는 한계가 명확하다. 정부의 역할은 기업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운동장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기업을 우대하고 기업인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때, 청년들의 채무 위기는 해소되고 경제는 다시 활기를 찾을 것이다.
 
이번 위기를 대한민국이 진정한 경제 강국으로 거듭나는 기회로 삼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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