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소금속 가격 폭등] 32년 만에 다시 캐는 텅스텐 90% 미국행...공급망 자립도 높여야

  • 전쟁 여파에 텅스텐 가격 한 달 새 24% 급등

  • 상동광산 재가동에도 90%는 미국으로 유출

  • 반도체 소재 수급 비상…공급망 내재화 시급

강원특별자치도 영월군에 위치한 알몬티대한중석 상동광산 사진아주경제DB
강원특별자치도 영월군에 위치한 알몬티대한중석 상동광산 [사진=아주경제DB]
이란 전쟁 여파로 반도체 핵심 소재인 텅스텐 가격이 치솟으면서 국내 산업 전반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한국에서 생산되는 텅스텐의 90%가 미국으로 수출되는 구조란 점에서 한국의 공급망 취약성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평가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중국산 텅스텐옥사이드 가격은 ㎏당 227.47달러를 기록했다.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달 말(183.06달러) 대비 한 달여 만에 24% 이상 급등한 수치다.

군수 수요 확대가 가격 급등의 원인이다. 텅스텐은 높은 밀도와 경도를 바탕으로 미사일, 탄두, 장갑차 관통탄 등에 쓰이는 핵심 방산 소재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 격화로 군용 수요가 급증하면서 반도체 공정에 투입되던 물량까지 흡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세계 공급의 80%를 차지하는 중국이 텅스텐을 전략 자산화하고 수출 허가제를 강화한 점도 공급 불안을 키우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1월부터 텅스텐에 대해 2년간 유효한 특별 정부 수출허가제를 시행한 바 있다.

텅스텐이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소재인 만큼 한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전기 전도성이 뛰어난 텅스텐은 낸드플래시 공정에서 육불화텅스텐(WF6) 가스 형태로 사용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요 제품 생산에 직접적으로 투입된다. 7나노, 5나노 같은 미세 공정에서는 텅스텐이 없으면 생산이 불가능하다.

이미 업계에서는 가격 인상 압박이 현실화되고 있다. 특정 소재 하나만 부족해도 생산이 중단되는 반도체 산업 특성상, 공급난이 장기화될 경우 생산 차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강원도 상동광산에서는 32년 만에 텅스텐 채굴이 재개됐지만 해당 광산의 운영권은 캐나다 기업 알몬티가 보유하고 있으며, 초기 생산 물량의 약 90%가 미국으로 수출되는 구조다. 국내에서 자원을 생산하고도 정작 국내 산업에 우선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역외 유출 구조인 셈이다.

업계 일각에선 광산이 국내에 위치한 만큼 유사시 전략물자 통제나 우선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알몬티가 인수해 지난 17일 준공식을 열어 생산을 시작한 상동 광산의 생산 물량 절반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로 보내져 군수품 생산에 사용된다고 알려졌다.

루이스 블랙 알몬티 인더스트리즈 대표는 "미국 정부가 긴급히 원자재 공급 가능 여부를 문의해 왔다"고 밝힌 바 있어 향후에도 미국 중심 공급 구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채굴 재개를 넘어 정련·가공까지 포함한 공급망 내재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에서 확보한 자원이 실제 산업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구조를 개선하지 않는 한 유사한 공급망 리스크는 반복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봉석 한국외국어대 전자물리학과 교수는 "텅스텐이 없으면 반도체를 만들 수 없다"며 "특정 원소 하나만으로 수급 문제를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원재료가 부족해지면 전반적으로 영향을 줄 수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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