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시작일 뿐입니다.”
BTS 리더 RM의 마지막 인사처럼 광화문에서 열린 BTS ‘아리랑’ 공연은 그 말대로 하나의 시작이었다.
다만 시작은 늘 성과와 과제를 동시에 남긴다.
안전사고나 방송사고 없이 마무리됐다는 점에서 일단은 성공적이라고 자평할 수 있다.
경찰과 소방, 공무원 등 1만5000여 명이 투입됐고, 광화문 일대는 다층 차단선과 31개 게이트를 중심으로 촘촘하게 통제됐다.
도심 대규모 군중 행사에서 가장 우려되는 압사나 충돌 등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한 성과다.
무엇보다 눈에 띈 것은 현장의 분위기였다. 수만 명이 모였지만, 군중은 비교적 질서를 유지했다. 입장과 대기, 그리고 퇴장까지 큰 혼란 없이 진행됐다. 한 해외 팬은 “이 정도 인파에 소매치기 하나 없다는 게 놀랍다”고 말했다.
통제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시민의 자발적 협조와 팬덤의 집단적 규범이 함께 작동한 결과다.
그러나 문제도 적지 않았다. 도심 전체를 통제하면서 발생한 동선 불편, 과도한 대기 시간, 일부 구역의 혼잡 등은 현장에서 적지 않은 불만으로 이어졌다.
공연 시작 세 시간 전부터 일부 관객이 경계선 안에 들어가 이동이 제한된 채 사실상 머물러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입장은 물론 퇴장 역시 원활하지 못해, 관객들은 통제 속에 장시간 발이 묶였다. 고령 팬이나 장시간 대기자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는 구조였다.
안전을 위한 조치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과도한 통제는 또 다른 불편과 위험을 낳을 수 있다. 대규모 군중을 관리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단순한 차단이 아니라, 흐름을 유지하는 정교한 설계다.
이번 공연은 ‘안전’과 ‘자유’ 사이의 균형이 얼마나 어려운 과제인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줬다. 향후 유사한 초대형 행사에서는 통제의 강도보다 운영의 정밀도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행사는 분명 ‘국제 행사’였다. 유럽, 중동, 남미 등 세계 각지에서 팬들이 모였고, 광화문은 단순한 공연장이 아니라 글로벌 문화 접점으로 기능했다. 이 점에서 이번 공연은 K-pop을 넘어 K-헤리티지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광화문이라는 공간, 아리랑이라는 상징, 그리고 BTS라는 콘텐츠가 결합되며 한국 문화의 한 형태가 전 세계로 동시에 송출됐다.
문제는 지속성이다. 이번 공연은 강력한 동원력과 상징성을 바탕으로 성사됐다. 그러나 이러한 모델이 반복 가능하고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검증이 더 필요하다.
안전 관리 체계, 관람 동선 설계, 고령자와 취약 관객에 대한 배려, 그리고 도시 기능과의 조화 등은 향후 반드시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광화문에서의 이번 경험은 분명 의미가 있다.
대규모 군중 속에서도 질서가 유지될 수 있다는 점, 도시 전체가 하나의 문화 플랫폼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전통과 현대가 결합된 콘텐츠가 글로벌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을 동시에 보여줬다.
그러나 그것이 단발성 장면에 그친다면 의미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제 필요한 것은 제도화와 축적이다.
행사 운영 경험을 표준화하고, 문화 자산과 공간을 연결하는 방식을 정교화하며, 글로벌 콘텐츠로서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건 시작일 뿐입니다.” 이 말이 선언에 그치지 않으려면, 이번 경험은 다음 단계로 이어져야 한다.
광화문에서 시작된 K-헤리티지는 이제 ‘이벤트’를 넘어 하나의 시스템으로 발전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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