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무엇을 향해 서 있어야 하는가. 권력을 향해 서 있는가, 아니면 사람을 향해 서 있는가. 더 나아가 그것은 결국 하늘의 뜻을 가리키는 일인가.
‘도덕경(道德經)’은 말한다. “상선약수(上善若水),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르며 만물을 살리고, 다투지 않으면서도 결국 바다를 이룬다. 정치 또한 그러해야 한다. 높은 자리를 향해 올라가는 기술이 아니라, 낮은 곳으로 내려가 국민의 삶을 살리는 길이어야 한다.
이 기준에서 보면 오늘의 정치가 무엇을 잃었는지는 분명하다. 기술은 넘치되 철학이 부족하고, 전략은 넘치되 방향이 흔들린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정치인’이 아니라 ‘다시 배우는 정치’다. 바로 이 지점에서 김대중 정치학교의 의미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 정치학교는 2022년 늦은 봄, 정치가 마치 황무지처럼 메말라 보이던 시기에 출발했다. 김대중의 철학과 정치 역정, 인동초(忍冬草) 같은 생애를 통해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발견하자는 취지였다. 동토(凍土)와 같은 정치 환경일수록 김대중의 사상과 통찰, 애국애민(愛國愛民)의 정신이 더욱 절실하다는 문제의식이 그 출발점이었다.
3년 5개월 동안 10기까지 이어진 이 정치학교는 이미 800명이 넘는 수료생을 배출했다. 일주일에 한 번, 2시간씩 12주 동안 진행되는 강의는 김대중 정신, 노동과 복지, 외교와 안보, 햇볕정책과 한반도 평화, 민주주의와 인권, 경제 리더십, 문화정책, 과학기술에 이르기까지 정치의 전 영역을 아우른다. 이는 단순한 강좌가 아니라 정치의 전인적(全人的) 교육이다.
특히 이 정치학교의 상징은 교장인 문희상 전 국회의장의 강연이다. 그는 강단에 서면 단순한 강사가 아니라 김대중의 정신을 살아 움직이게 하는 존재가 된다. 종횡무진(縱橫無盡)하며 천의무봉(天衣無縫)의 달변으로 수강생들을 사로잡는다.
그의 강연은 다섯 개의 사자성어로 압축된다.
무신불립(無信不立) — 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
화이부동(和而不同) — 조화를 이루되 같아지지는 않는다.
선공사후(先公私後) — 공적인 일을 먼저 하고 사적인 일은 나중에 한다.
실사구시(實事求是) — 사실에 토대를 두어 진리를 탐구한다.
역지사지(易地思之) — 처지를 바꾸어 생각한다.
이 다섯 문장은 정치의 윤리이자 인간의 기준이다. 그는 이를 단순히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반세기 정치 경험을 녹여 ‘살아 있는 언어’로 풀어낸다. 그래서 수강생들은 이를 받아 적고 외운다. 지식이 아니라 삶의 좌우명(座右銘)으로 삼기 위해서다.
그는 또 김대중의 핵심 사상을 이렇게 풀어낸다.
경천애인(敬天愛人), 사인여천(事人如天), 인내천(人乃天).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 정치다.” 이 문장은 이론을 넘어선다. 정치의 본질을 가장 인간적인 언어로 압축한 선언이다. 국태민안(國泰民安)의 길은 결국 국민의 눈물을 닦는 데서 시작된다는 깨달음이다.
문희상 전 의장은 김대중을 이렇게 평가한다. "DJ는 끝없이 공부하는 지장(智將)이었고, 용서와 화해를 실천한 덕장(德將)이었으며, 용기와 결단력을 갖춘 용장(勇將)이었다.” 지장·덕장·용장의 삼위일체(三位一體)를 이룬 지도자. 이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경지다.
지난 19일의 제10기 개강식에서는 또 하나의 상징적 장면이 연출되었다. 권노갑 고문과 한화갑 전 대표, 이른바 ‘동교동의 양갑(兩甲)’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문희상 교장은 이를 두고 “동교동의 화양연화(花樣年華),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권노갑 고문은 구순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미국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개강식에 참석했다. 그 모습은 하나의 상징이었다. 정치란 직업이 아니라 평생의 소명이라는 것을 몸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그는 최근 ‘백인이 본 권노갑’이라는 자서전을 출간했다. 이는 단순한 개인 회고록이 아니라, 한국 정치 현대사의 살아 있는 기록이다. 그는 여전히 현장을 누비며 사람을 만나고, 강연을 이어가며, 정치의 길을 후배들에게 전하고 있다. 이를 보면 정치의 수명은 나이가 아니라 열정과 신념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권노갑 고문은 늘 강조한다. 정치는 약자의 가장 강력한 무기(武器)이며, 결국 국민을 향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날 축사에 나선 김민석 총리 역시 깊은 울림을 남겼다. 그는 김대중을 “한국 정치의 교과서”라고 규정하며 이렇게 말했다. “김대중을 통해 정치를 배웠다. 그의 통찰이 있었기에 우리는 AI 강국의 꿈을 꿀 수 있었고, 그의 평화 비전이 있었기에 한반도의 길이 열렸으며, 그의 문화 정책이 오늘의 K-컬처를 꽃피웠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위대한 DJ를 만든 것은 애국심(愛國心)과 학습이다. 공부하는 정치가 최고의 정치다.” 이 말은 단순한 찬사가 아니다. 오늘 정치가 잃어버린 본질을 꿰뚫는 선언이다.
우리는 1971년의 40대 기수론으로 돌아가야 한다. 김영삼, 김대중, 이철승이 함께 만들어낸 그 흐름은 정치의 세대를 바꾸는 혁명이었다.
그러나 오늘의 과제는 더 깊다. 이제는 세대가 아니라 정치의 수준(修準)을 바꿔야 한다.
세계로 시선을 넓히면, 미국의 Harvard Kennedy School, 영국의 Blavatnik School of Government, 프랑스의 École nationale d'administration, 일본의 마쓰시타 정경숙 등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들 기관은 공통적으로 정치의 ‘방법’을 가르칠 뿐, 정치의 ‘도(道)’까지 완성하지는 못한다.
김대중 정치학교는 다르다. 살아 있는 철학, 살아 있는 롤모델, 그리고 살아 있는 경험을 중심으로 한다.도덕경은 말한다. “대도(大道)는 평탄하되, 민다경(民多徑), 사람들은 샛길을 좋아한다.”
오늘 정치가 샛길로 흐르는 이유는, 큰 길을 가르치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제안한다. 김대중 정치학교를 중심으로 ‘21세기 한국선진정치학교’를 구축하자.
이 학교는 철학과 실천, 그리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결합해야 한다. 이미 해외 수강생이 참여하고 있는 지금,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확장할 토대는 마련되어 있다. 정치는 하늘의 도를 가리키는 일이다.
그리고 그 도를 현실 속에 구현하는 것이 정치다. 1971년의 40대 기수론은 정치의 나이를 바꾸었다. 오늘의 김대중 정치학교는 정치의 깊이를 바꾸고 있다. 이 두 흐름이 만날 때, 비로소 한국 정치의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
그 길은 멀지만, 이미 시작되었다.
‘도덕경(道德經)’은 말한다. “상선약수(上善若水),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르며 만물을 살리고, 다투지 않으면서도 결국 바다를 이룬다. 정치 또한 그러해야 한다. 높은 자리를 향해 올라가는 기술이 아니라, 낮은 곳으로 내려가 국민의 삶을 살리는 길이어야 한다.
이 기준에서 보면 오늘의 정치가 무엇을 잃었는지는 분명하다. 기술은 넘치되 철학이 부족하고, 전략은 넘치되 방향이 흔들린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정치인’이 아니라 ‘다시 배우는 정치’다. 바로 이 지점에서 김대중 정치학교의 의미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 정치학교는 2022년 늦은 봄, 정치가 마치 황무지처럼 메말라 보이던 시기에 출발했다. 김대중의 철학과 정치 역정, 인동초(忍冬草) 같은 생애를 통해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발견하자는 취지였다. 동토(凍土)와 같은 정치 환경일수록 김대중의 사상과 통찰, 애국애민(愛國愛民)의 정신이 더욱 절실하다는 문제의식이 그 출발점이었다.
특히 이 정치학교의 상징은 교장인 문희상 전 국회의장의 강연이다. 그는 강단에 서면 단순한 강사가 아니라 김대중의 정신을 살아 움직이게 하는 존재가 된다. 종횡무진(縱橫無盡)하며 천의무봉(天衣無縫)의 달변으로 수강생들을 사로잡는다.
그의 강연은 다섯 개의 사자성어로 압축된다.
무신불립(無信不立) — 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
화이부동(和而不同) — 조화를 이루되 같아지지는 않는다.
선공사후(先公私後) — 공적인 일을 먼저 하고 사적인 일은 나중에 한다.
실사구시(實事求是) — 사실에 토대를 두어 진리를 탐구한다.
역지사지(易地思之) — 처지를 바꾸어 생각한다.
이 다섯 문장은 정치의 윤리이자 인간의 기준이다. 그는 이를 단순히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반세기 정치 경험을 녹여 ‘살아 있는 언어’로 풀어낸다. 그래서 수강생들은 이를 받아 적고 외운다. 지식이 아니라 삶의 좌우명(座右銘)으로 삼기 위해서다.
그는 또 김대중의 핵심 사상을 이렇게 풀어낸다.
경천애인(敬天愛人), 사인여천(事人如天), 인내천(人乃天).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 정치다.” 이 문장은 이론을 넘어선다. 정치의 본질을 가장 인간적인 언어로 압축한 선언이다. 국태민안(國泰民安)의 길은 결국 국민의 눈물을 닦는 데서 시작된다는 깨달음이다.
문희상 전 의장은 김대중을 이렇게 평가한다. "DJ는 끝없이 공부하는 지장(智將)이었고, 용서와 화해를 실천한 덕장(德將)이었으며, 용기와 결단력을 갖춘 용장(勇將)이었다.” 지장·덕장·용장의 삼위일체(三位一體)를 이룬 지도자. 이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경지다.
지난 19일의 제10기 개강식에서는 또 하나의 상징적 장면이 연출되었다. 권노갑 고문과 한화갑 전 대표, 이른바 ‘동교동의 양갑(兩甲)’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문희상 교장은 이를 두고 “동교동의 화양연화(花樣年華),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권노갑 고문은 구순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미국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개강식에 참석했다. 그 모습은 하나의 상징이었다. 정치란 직업이 아니라 평생의 소명이라는 것을 몸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그는 최근 ‘백인이 본 권노갑’이라는 자서전을 출간했다. 이는 단순한 개인 회고록이 아니라, 한국 정치 현대사의 살아 있는 기록이다. 그는 여전히 현장을 누비며 사람을 만나고, 강연을 이어가며, 정치의 길을 후배들에게 전하고 있다. 이를 보면 정치의 수명은 나이가 아니라 열정과 신념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권노갑 고문은 늘 강조한다. 정치는 약자의 가장 강력한 무기(武器)이며, 결국 국민을 향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날 축사에 나선 김민석 총리 역시 깊은 울림을 남겼다. 그는 김대중을 “한국 정치의 교과서”라고 규정하며 이렇게 말했다. “김대중을 통해 정치를 배웠다. 그의 통찰이 있었기에 우리는 AI 강국의 꿈을 꿀 수 있었고, 그의 평화 비전이 있었기에 한반도의 길이 열렸으며, 그의 문화 정책이 오늘의 K-컬처를 꽃피웠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위대한 DJ를 만든 것은 애국심(愛國心)과 학습이다. 공부하는 정치가 최고의 정치다.” 이 말은 단순한 찬사가 아니다. 오늘 정치가 잃어버린 본질을 꿰뚫는 선언이다.
우리는 1971년의 40대 기수론으로 돌아가야 한다. 김영삼, 김대중, 이철승이 함께 만들어낸 그 흐름은 정치의 세대를 바꾸는 혁명이었다.
그러나 오늘의 과제는 더 깊다. 이제는 세대가 아니라 정치의 수준(修準)을 바꿔야 한다.
세계로 시선을 넓히면, 미국의 Harvard Kennedy School, 영국의 Blavatnik School of Government, 프랑스의 École nationale d'administration, 일본의 마쓰시타 정경숙 등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들 기관은 공통적으로 정치의 ‘방법’을 가르칠 뿐, 정치의 ‘도(道)’까지 완성하지는 못한다.
김대중 정치학교는 다르다. 살아 있는 철학, 살아 있는 롤모델, 그리고 살아 있는 경험을 중심으로 한다.도덕경은 말한다. “대도(大道)는 평탄하되, 민다경(民多徑), 사람들은 샛길을 좋아한다.”
오늘 정치가 샛길로 흐르는 이유는, 큰 길을 가르치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제안한다. 김대중 정치학교를 중심으로 ‘21세기 한국선진정치학교’를 구축하자.
이 학교는 철학과 실천, 그리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결합해야 한다. 이미 해외 수강생이 참여하고 있는 지금,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확장할 토대는 마련되어 있다. 정치는 하늘의 도를 가리키는 일이다.
그리고 그 도를 현실 속에 구현하는 것이 정치다. 1971년의 40대 기수론은 정치의 나이를 바꾸었다. 오늘의 김대중 정치학교는 정치의 깊이를 바꾸고 있다. 이 두 흐름이 만날 때, 비로소 한국 정치의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
그 길은 멀지만, 이미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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