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드론·대드론 정책을 총괄하는 범정부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국방부·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 등으로 흩어져 있던 정책을 하나로 묶겠다는 것이다. 단순한 조직 신설이 아니다. 현대전의 중심으로 떠오른 드론에 대해 국가 전략 자체를 재정비하겠다는 신호다. 그동안 분산된 의사결정 구조로 인해 산업은 규제에 막히고, 군은 실전에 뒤처지는 비효율이 누적돼 왔다. 정부가 컨트롤타워를 세우겠다고 나선 것은 늦었지만 방향은 맞다.
이번 TF는 국무총리 또는 국무조정실장이 이끄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는 상징적이다. 드론이 더 이상 개별 부처의 정책 영역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전략 과제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총리급이 직접 조정에 나선다는 것은 곧 안보와 산업, 규제와 기술을 동시에 다루겠다는 선언이다.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짚은 셈이다.
왜 지금인가. 답은 전장에서 이미 나와 있다. 드론은 전쟁의 판을 바꾸고 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에 드론은 정찰 장비에 불과했다. 그러나 불과 몇 달 만에 전장의 중심으로 올라섰다. 값싼 FPV 드론에 폭약을 장착한 자폭 공격은 전차와 장갑차를 무력화시켰고, 전쟁의 비용 구조 자체를 뒤흔들었다. 수천만 원짜리 장비를 수십만 원으로 파괴하는 ‘비대칭 전쟁’이 현실이 된 것이다.
이에 맞서 등장한 것이 대드론 체계다. 전파 교란, 레이저 요격, AI 기반 탐지 시스템 등 다양한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최근 중동에서도 유사한 장면이 반복된다. 무인기가 방공망을 교란하고 정밀 타격을 수행하며, 전쟁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전쟁은 이제 병력의 숫자가 아니라 드론의 수와 데이터 처리 능력, 알고리즘의 정교함이 좌우하는 시대에 들어섰다.
이러한 변화 앞에서 한국의 현실은 냉정하다. 기술은 있지만 체계가 없다. 기업은 드론을 만들지만 시험할 공간이 부족하고, 군에 납품하려 해도 규제에 막힌다. 부처 간 정책은 엇갈리고, 기업은 국내 시장을 포기한 채 해외로 나간다. 산업과 안보가 따로 움직이는 구조 속에서 경쟁력은 자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군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드론 전력을 전담할 조직은 흔들리고, 작전 개념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드론은 단순한 장비가 아니다. 작전, 조직, 데이터, 통신이 결합된 ‘전쟁 시스템’이다. 이를 분산된 체계로 대응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다. 이번 TF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핵심은 이 TF가 단순한 협의체로 끝나지 않느냐는 점이다. 성공 여부는 세 가지에 달려 있다. 첫째, 군과 산업을 동시에 보는 구조를 만들 수 있는가다. 드론은 군이 쓰고 산업이 만든다. 둘을 분리하면 경쟁력은 사라진다. 둘째, 규제 혁신이다. 드론 산업의 본질은 ‘비행’이다. 날 수 없는 드론 산업은 존재할 수 없다. 시험 비행장 확대와 규제 완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셋째, 대드론 체계의 통합이다. 다양한 요격 기술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고 표준화하는 작업이 시급하다.
결국 이 문제는 드론을 어떻게 볼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된다. 산업인가, 안보인가. 정답은 둘 다다. 그리고 이 둘을 동시에 다루는 국가만이 살아남는다. 이번 TF는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다만 조직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방향과 속도, 실행력이 따라야 한다.
전쟁은 이미 변했다. 드론이 전장의 중심에 섰고, 기술이 전쟁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이제 국가도 변해야 한다. 정부의 이번 결정은 그 첫걸음이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제대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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