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규홍의 리걸마인드] 위협받는 재판정...'법정소란' 막을 방법 없나

  • 한덕수 재판 소란 피운 권우현 변호사...감치 명령에 잠적하며 끝내 집행 무산

  • 미국·영국, 지위고하 막론하고 법정모독죄 적용...클린턴, 트럼프 벌금형 집행하기도

  • 법원, 이하상·권우현 형사고발하고 대한변협 징계 요구..."경찰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집행 가능"

이하상·권우현 변호사 사진연합뉴스
이하상·권우현 변호사 [사진=연합뉴스]
재판정이 위협받고 있다. 최근 법정에서 소란을 일으킨 변호사가 감치 명령을 받았지만 감치가 끝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사법부의 권위에 금이 가고 있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의 변호를 맡은 이하상, 권우현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3부(이진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한덕수 전 국무총리 내란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 전 장관을 따라 법정에 들어왔다.

당시 이 부장판사는 이들이 방청권도 없이 들어왔다며 퇴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퇴정을 거부하고 고성을 지르며 이 부장판사를 비난했다. 결국 이 부장판사는 법정 질서를 위반했다며 두 사람에게 15일 감치를 명령했다.

그러나 이들은 서울구치소에서 신원을 밝히지 않았고 법무부는 "주민등록번호 등 인적 사항이 누락됐다"며 석방을 결정했다. 풀려난 이들은 당일 유튜브 방송을 통해 이 부장판사에게 "해보자는 것이냐", "공수처에서 봅시다" 등 비난 발언을 쏟아냈다. 결국 재판부는 이 발언도 법정 질서 위반으로 판단해 같은 해 12월 별도의 감치 재판을 열고 추가로 5일 감치를 선고했다.

이 변호사는 지난달 3일 감치 명령이 집행돼 서울구치소에 수용됐다가 같은 달 16일 석방됐으나, 권 변호사는 최근 재판에도 계속 불출석하고 종적을 감췄다. 결국 법원은 집행기한인 지난 4일까지 신원을 확보하지 못했고 끝내 감치 집행은 무산됐다.
법정에서 소란을 일으키면
법원조직법에 따르면 재판장은 법정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법정경찰권을 행사할 수 있다. 법정경찰권에 따라 법정에서 소란을 일으키는 자에 대해 재판장은 즉각 물건 압수 등의 조치나 감치 또는 과태료 처분을 내릴 수 있고 퇴정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소란의 정도가 심해 판사나 법원 공무원에게 폭행, 협박을 가하거나 재판 업무를 심각하게 방해했다면 형사처벌도 가능하다.

그러나 최근 내란 재판에서 크고 작은 소란이 계속 벌어지고 있음에도 법원은 적극적인 제재를 가하지 않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내란 재판에 출석해 윤 전 대통령이나 변호인단의 발언이 끝나면 박수를 치거나 목청을 높여 환호성을 지르고 있고, 법정 출입을 놓고 법원 경위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등 갖은 소란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들의 행위가 심할 경우 겨우 퇴정 명령만 내릴 뿐 법정경찰권 행사를 자제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사건을 맡았던 지귀연 부장판사는 방청석에서 지지자들이 소란을 일으켜도 "자제해 달라"는 안내 외에는 별도의 퇴정 조치나 감치 명령을 하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자 법조계에서는 해외와 비교해 국내의 법정경찰권 처분 수위가 약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내와 같은 대륙법 국가인 영국과 미국에서는 법정모독죄(Contempt of Court)가 한국의 '법정모욕죄'보다 훨씬 폭넓고 강력하게 적용된다. 단순히 법정에서 소리를 지르는 것뿐만 아니라 재판의 공정성을 해치는 모든 행위가 처벌 대상이 된다.

특히 미국에서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법정모독죄를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과거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폴라 존스 성추문(Paula Jones scandal)사건 재판에서 거짓 증언을 하여 재판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법정모독죄가 인정됐고 당시 약 9만 달러(한화 1억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지난 2022년 검찰의 자산 가치 조작 의혹 조사 과정에서 법원의 자료 제출 명령을 어겨 법정모독죄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명령을 이행할 때까지 하루에 1만 달러(약 1300만원)씩 벌금을 내라고 결정을 내렸다.

이웃나라인 일본 역시 '법정 등의 질서 유지에 관한 법률'을 통해 재판장이 법정 질서를 해친 사람에게 20일 이하 감치 또는 3만 엔 이하 과태료 처분을 명령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서울중앙지법 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사진=연합뉴스]
법정 소란 막을 수 있나
법원조직법과 '법정 등의 질서 유지를 위한 재판에 관한 규칙' 제21조에 따르면 감치는 재판장의 명으로 법원 직원, 교도관 또는 경찰관이 집행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지난해 11월 25일 법원행정처는 당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명의로 법정에서 소란을 일으킨 김 전 장관 변호인들을 법정모욕, 명예훼손 등으로 서초경찰서에 고발했고 대한변호사협회에도 징계를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

대한변협도 조사위원회를 꾸리고 두 변호사의 유튜브 발언 부분에 대해 징계 개시를 청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은 앞으로 열릴 예정인 징계위 회의에 출석해 의견을 진술해야 한다. 위원회는 이들의 발언과 관련 증거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징계 여부와 수위를 결정해 이르면 4월에 징계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현직 모 부장판사는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재판장들이) 아무래도 잡음 없이 하는 걸 선호하다 보니 너무 지나치지 않으면 잘 달래서 재판을 진행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소란을 부리는 당사자에게 주의, 경고, 과태료, 감치 등 단계를 거쳐 제재를 가하는데 통상의 경우 감치까지 가지 않더라도 주의나 경고 단계에서 법정 질서가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다만 법정 소란이 끝나고 상당한 시간이 지나 대상자들을 찾기가 어려워지면 집행이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법원조직법에 따라 재판장이 명하면 법원 직원, 교도관, 경찰관이 얼마든지 집행할 수 있다. 재판장이 경찰에 명한 뒤 경찰이 얼마든지 의지만 갖고 있다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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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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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하면 뭐하겠나요? 간단하지요 재판 방해하면 감치 20일이 아니라 1년까지 감치 처분 내려 버리면 간단하지요.
    워낙 조희대 사법부가 권위를 상실하여 개판되니 소나 개나 떠드는거지요. 지귀연같은 술집 웨이터 같은 자도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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