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쿠바 민간에 석유 수출…"의존도 높이려는 '쿠바스트로이카' 전략"

  • USA투데이, 80년대 소련 '페레스트로이카'에 빗대

아바나 시내 자료 사진 사진인터넷 캡처
아바나 시내 자료 사진. [사진=인터넷 캡처]

올해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축출 이후 베네수엘라산 석유의 쿠바 수출을 전면 봉쇄했던 미국이 자국의 석유를 쿠바의 민간 부문에 수출하기 시작해 국제사회의 관심이 모인다. 쿠바 경제의 대미 의존도를 높이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7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USA투데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쿠바의 직접적인 정권 교체보다는 경제적 영향력 확보로 정책의 방향을 바꿨다고 분석했다. 지난 1월 마두로 축출 이후 쿠바 경제는 사실상 멈춰버렸다. 쿠바 경제를 지탱한 베네수엘라산 석유가 지난 몇 주 동안 공급되지 않으면서 정전이 하루 15시간씩 이어지고 외항사 취항이 취소되는 등 나라가 사실상 마비됐다. 외신 일각에서는 베네수엘라, 이란 다음 타깃은 쿠바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월 25일부터 미국 정부는 자국산 석유 제품을 쿠바의 민간 부문에 직접 수출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는 1960년 발효된 대(對) 쿠바 수출 금수 조치 이후 처음이다.

이번 조치를 두고 신문은 '쿠바스트로이카'라고 불렀다. 1980년대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내세운 개혁개방 정책 '페레스트로이카'에 쿠바를 합성한 단어다. 즉, 트럼프 대통령이 쿠바가 점진적으로 미국 경제에 의존하게 만들어 궁극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지난 25일 기자들과 만나 "현 상황은 용납할 수 없다"고 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이 바뀔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릭 헤레로 쿠바연구그룹 사무총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쿠바 민간 영역을 인도주의적 위기를 완화시킬 주요 전략 파트너로 인정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트럼프가 베네수엘라나 이란 같은 곳에서 군사력을 쓰는 것은 주저하지 않았지만, 쿠바의 억압적 정권을 변화시키는 방식은 미국 제품에 대한 느리고 꾸준한 경제적 의도(을 활용하는 방식과) 같다"면서 이같은 전략을 '카리브해 스타일 페레스트로이카' '쿠바스트로이카' 등으로 불렀다. 신문은 다만 미국의 쿠바스트로이카는 강압(coercion)적 측면이 있고 쿠바가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와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미 악시오스가 보도한 루비오 장관과 라울 기예르모 로드리게스 카스트로 간 비밀 회동 역시 외신의 관심을 모았다. 라울 기예르모 로드리게스 카스트로는 쿠바의 실질적 통치자인 라울 카스트로(94)의 손자로 할아버지가 특히 총애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매체는 "쿠바 정부 공식 협상 채널을 배제한 채 (손자) 카스트로와 협상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라울 카스트로를 아직도 진정한 결정권자로 보고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마이애미 등에 집단 거주하는 쿠바계 망명자들의 반발은 변수다. 이들은 미국 정부가 쿠바와 직접적 접촉하는 것을 강력히 반대해 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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