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지지율이 10%대 후반까지 떨어졌다는 소식은 가볍지 않다. 선거를 앞둔 정당에게 지지율은 체온과 같다. 체온이 떨어지면 몸이 먼저 떨린다. 최근 국민의힘 내부에서 "광역단체장 후보를 대폭 교체하겠다"는 강한 발언이 나오는 것도 그 떨림의 반응일 것이다. 그러나 질문은 하나다. 지금 국민의힘 위기가 과연 광역단체장들 때문인가.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냉정하게 보면, 그것은 특정 지역 단체장의 문제라기보다 당 전체의 메시지 혼선, 리더십 불안, 정부와의 관계 설정 실패, 그리고 반복되는 내부 갈등 노출의 누적 효과에 가깝다. 지지율은 한 사람을 바꾼다고 자동으로 오르지 않는다. 국민은 얼굴이 아니라 방향을 본다.
물론 쇄신은 필요하다. 그러나 쇄신이 곧 전면 교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데이터와 경쟁력에 근거한 정교한 공천 기준이 아니라, '누군가를 바꾼다'는 퍼포먼스가 먼저 앞서면 오히려 당은 더 불안해 보일 수 있다.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지도부까지 흔들리면, 유권자에게는 위기 수습 능력보다 위기 증폭 정당으로 비칠 위험이 있다.
특히 서울과 같은 상징적 지역에서의 판단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 오세훈 시장은 호불호가 분명한 정치인이지만, 동시에 행정 경험과 전국 단위 인지도를 갖춘 인물이다. 당 지지율이 낮을수록 오히려 검증된 현역 카드의 전략적 가치는 커진다. 혼란 속에서 유권자가 찾는 것은 실험이 아니라 안정이다. 최근 이재명 정부를 둘러싼 논란과 정책 충돌 국면에서 오 시장이 중앙정부와 각을 세우는 모습은 단순한 정쟁이 아니라 체급을 국가 단위로 올리는 시도로 읽힌다. 이것이 감정적 충돌로 보이면 손해지만, 정책 대비와 비전 경쟁으로 인식되면 기회가 된다. 톤과 설계가 중요하다.
그렇다면 책임은 어디에 있는가. 정당의 지지율이 급락하고 반등의 계기가 보이지 않는다면, 지도부의 리더십은 당연히 평가 대상이 된다. 장동혁 대표 체제 이후 하락세가 가속화됐다면 정치적 책임론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선거 전 '사퇴'라는 단어를 먼저 꺼내는 것은 전략이 아니라 분출에 가깝다. 책임은 결과로 묻는 것이 가장 강하다.
지금 보수가 선택해야 할 길은 사람을 솎아내는 방식의 쇄신이 아니라, 기준을 세우는 방식의 쇄신이다. 공천은 충성의 문제가 아니라 경쟁력의 문제이고, 메시지는 분노의 문제가 아니라 확장성의 문제다. 지지율 반등이 최우선 과제라면, 감정적 언어 대신 설계된 전략이 필요하다.
정치는 결국 승부의 영역이다. 그러나 승부는 무모함과 다르다. 계산된 위험 감수는 도약이 되지만, 감정에 기대는 결단은 소모가 된다. 보수의 재건은 누군가를 적으로 규정하는 데서 시작되지 않는다. 방향을 바로 세우는 데서 시작된다. 국민의힘이 지금 던져야 할 질문은 단순하다. '누구를 바꿀 것인가'가 아니라 '어디로 갈 것인가.' 그 답이 명확해질 때, 지지율은 숫자가 아니라 흐름으로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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