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의 동력으로 만들어진 K-민주주의에 속도와 인공지능(AI)을 장착해야 한다.”
김민석 국무총리의 이 발언은 단순한 기술 정책 선언이 아니다. 민주주의를 어떻게 업그레이드할 것인가에 대한 정치적 문제 제기다. 그리고 이 질문은 이제 중앙정부를 넘어 지방정부, 더 정확히 말하면 다가오는 지방선거의 선택 기준으로 확장돼야 한다.
김 총리는 네이버 1784 방문 자리에서 K-민주주의를 하나의 ‘브랜드’로 규정했다. 브랜드란 구호가 아니라 철학과 실행력의 일관성으로 증명되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가 참여와 숙의라면, AI 시대의 민주주의는 그 과정을 얼마나 효율적이고 공정하며 투명하게 설계할 수 있는가의 문제로 이동한다. 이 지점에서 ‘AI 리터러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조건이 된다.
총리가 국가AI전략위원회에 ‘민주주의 분과’를 신설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AI를 단순한 산업 기술이나 행정 도구로 다루는 수준을 넘어, 정치·사회·철학의 문제로 끌어올리겠다는 뜻이다. 이는 정책 결정자에게 요구되는 역량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제 리더는 AI를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 아니라, AI가 민주주의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설계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 논의는 지방정부에서 더욱 절실하다. 지방자치단체는 행정 서비스, 복지, 교통, 도시 관리, 문화 정책 등 시민의 일상과 가장 가까이 맞닿아 있다. AI를 이해하지 못하는 단체장은 결국 외주 보고서와 공급자 논리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그 비용과 위험은 고스란히 주민에게 전가된다. 반대로 AI 리터러시를 갖춘 리더는 데이터 기반 행정, 예산 효율화, 맞춤형 복지, 청년 일자리 정책까지 구조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
김 총리가 강조한 AI와 콘텐츠의 결합 역시 지방선거의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그는 국가 비전의 출발점으로 김구가 꿈꿨던 문화국가를 언급하며, 오늘의 문화국가는 ‘세계 AI 문화선도국가’로 한 단계 도약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는 추상적인 문화 담론이 아니다. OTT, 웹툰, 지역 콘텐츠 산업은 이미 지방 청년 일자리와 직결된 현실의 산업이다.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지방 리더에게 미래 산업을 맡길 수는 없다.
지방선거는 더 이상 도로를 몇 km 깔겠다는 공약, 건물을 몇 채 짓겠다는 약속만으로 평가할 수 있는 선거가 아니다. AI 시대의 행정 역량, AI가 민주주의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할 수 있는 능력, 이것이 새로운 선거의 기준이 돼야 한다. 김민석 총리의 발언은 그 방향을 분명히 가리키고 있다.
아주경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묻고자 한다.
AI가 민주주의를 어떻게 바꾸는지 설명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변화의 방향을 책임질 준비가 돼 있는가.
K-민주주의의 다음 단계는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을 이해하는 사람의 수준에서 결정된다.
지방선거의 선택 기준은 이제 분명하다. AI 리터러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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