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반 의료기기가 진료 현장에 들어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대폭 줄어든다. 정부가 혁신의료기기 상용화 지원을 강화하면서 80일 만에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빠르게 진화하는 의료 AI 기술 속도를 제도가 따라가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26일부터 '시장 즉시진입 의료기술' 제도 시행에 들어갔다. 이 제도는 국제적 수준의 임상 평가를 거친 새로운 의료기기를 활용한 의료기술에 대해 정부의 신의료기술평가를 생략하는 것이 핵심이다.
신의료기술평가는 새로운 의료기술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이었다. 심사에만 최장 250일이 소요됐다. 유예 제도가 있긴 했지만 적용 조건이 까다로웠다. 여기에 건강보험 등재 절차까지 더하면 인허가 신청 후 길게는 490일이 지나서야 시장에 나올 수 있었다. '허가를 받을 때쯤이면 기술이 이미 한 세대 지나 있다'는 업계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새 제도는 이런 행정 병목을 정면으로 건드렸다. 기존 4단계였던 시장 진입 절차를 절반으로 줄였다. 의료기기 인허가(식약처)와 기존 기술 여부 확인(건강보험심사평가원)만 거치면 시판이 가능해진다. 각각 80일, 30일이 걸리던 기간도 총 80일 이내로 단축했다. 허가 후엔 3년간 시장에서 비급여로 활용되며 신의료기술평가·건강보험 등재 등 나머지 절차를 밟는다. 구조적으로 '선(先)진입 후(後)평가' 체계로 전환한 셈이다.
업계에선 투자 활성화와 시장 확대를 기대한다. 새로운 AI 의료기기의 시장 진입 불확실성이 줄면서 투자 문턱이 낮아지고, 임상 데이터 축적을 통한 성능 고도화는 한층 빨라질 수 있어서다. K-AI 의료기기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의료 현장의 변화도 예상된다. AI가 '디지털 보조의사' 역할을 맡는 구조가 현실화하면서 의료영상 판독 같은 반복·고난도 업무에 AI 활용이 빠르게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환자 입장에선 더 다양한 진단·치료 선택지가 생길 수 있다.
식약처 출신인 안명수 법무법인 태평양 전문위원은 "AI 의료기기의 허가 획득이 빨라지면서 관련 기업들의 한국 시장 진출에 강력한 동기를 부여하고, 관련 산업 규모도 한층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허가 규제로 해외를 먼저 찾았던 K-의료기기 기업들이 국내로 눈을 돌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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