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지방선거 선택의 기준에 'AI 리터러시'를 포함해야 한다

인공지능(AI) 시대의 국가경쟁력은 더 이상 민간 기술기업의 혁신 속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정책을 설계하고 예산을 집행하며 행정 서비스를 실제로 구현하는 공공부문의 AI 이해도가 중요하다.  특히 리더의 AI 리터러시(AI 이해와 활용역량)가 경쟁력의 핵심 변수다.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역시 예외가 아니다.
 

행정안전부 지방자치인재개발원이 2026년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을 대상으로 장기 교육과정을 개시하며 AI 실무 역량을 핵심 축으로 삼은 것은 이런 변화에 대한 정책적 응답이다. 생성형 AI를 정책기획과 행정서비스 개선에 직접 활용하는 실습 교육,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문제 해결형 학습, 현장 세미나 확대는 행정이 기술 변화에 뒤처질 수 없다는 분명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할 질문이 있다.
공무원 교육만으로 충분한가.
 

지방 행정의 방향을 결정하는 주체는 결국 자치단체장이다. AI를 이해하지 못하는 단체장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책을 설계하기 어렵고, 기술의 가능성과 한계를 구분하지 못한 채 외주 보고서에 의존하게 된다. 이는 곧 행정의 비효율로 이어지고, 주민의 삶과 직결되는 서비스 혁신에서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게 된다.
 

AI 리터러시는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재난 대응, 교통·환경 관리, 복지 행정, 지역 산업 육성까지 AI는 이미 지방 행정 전반에 깊숙이 스며들었다. 단체장이 AI를 ‘전문가의 영역’이나 ‘IT 부서의 업무’로 치부하는 순간, 그 지역 행정은 전략을 잃는다.
 

그래서 지방선거의 선택 기준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도덕성, 경륜, 지역 연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후보자가 AI 시대의 행정 환경을 이해하고 있는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책을 설계할 수 있는지, 기술을 행정의 도구로 활용할 최소한의 소양을 갖추었는지가 유권자의 판단 기준에 포함돼야 한다.
 

이 기준은 선거 이후가 아니라 선거 과정, 특히 자치단체장 후보 토론에서 검증돼야 한다.
후보에게 묻지 않으면 드러나지 않는다.
 지역 행정에서 AI를 어디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AI 도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행정 책임과 윤리 문제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데이터 기반 행정이 주민의 권리와 투명성을 어떻게 강화할 수 있는가.

이런 질문이 공약 설명만큼이나 당연한 토론 주제가 되어야 한다.
 

아울러 지방선거 당선자 전원을 대상으로 한 의무적 AI 리터러시 교육 프로그램 역시 제도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선출직이라는 이유로 학습과 역량 검증의 대상에서 제외돼서는 안 된다. 국정 과제와 지역 현안을 연결하는 능력, AI를 활용한 정책 집행 역량은 선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강화돼야 할 공적 책무다.
 

AI 시대의 지방정부는 중앙의 지시를 전달하는 하위 조직이 아니다. 문제를 정의하고 해법을 설계하는 국정 운영의 동등한 파트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출발점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기술을 이해하고 질문할 수 있는 리더다.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와 언론이 함께 던져야 할 질문은 분명하다.

“이 후보는 AI 시대의 행정을 이해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 질문은 이제, 후보 토론의 중심에 놓여야 한다.

지방자치의 경쟁력은 그 토론에서부터 갈리기 시작한다.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AI 서울 2026 콘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이 기업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AI 서울 2026' 콘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이 기업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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