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대법원 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회생사건 신청건수는 총 14만9146건으로 집계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개인회생 신청은 △2022년 8만9966건 △2023년 12만1017건 △2024년 12만9499건 △2025년 14만9146건으로, 2023년을 기점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기준금리가 급등한 2022년 이후 차주들의 상환 부담이 본격화된 데다, 누적된 원리금 부담이 한계 수준에 이른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회생 신청 급증은 금융 부실이 가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실제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은행가계대출(1003조8000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4.7% 늘어났으며, 비은행 금융기관 가계대출(628조5000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3분기 말 가계대출 연체율은 1.00%로 1년 전(0.95%)보다 0.05%포인트 늘었다.
역대급 개인회생 신청은 향후 내수 회복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개인회생 절차에 들어간 가계는 소득의 상당 부분을 채무 상환에 투입하기 때문에 소비 여력이 크게 줄어든다. 금리가 낮아져도 정책 효과가 실물 소비로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한은이 지난 2024년 10월부터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00bp(1bp=0.01%포인트) 인하했지만, 개인회생 사건 신청은 되려 늘었다. 또한 확장 재정을 통한 정부의 소비 진작 역시 해당 계층에는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특정 계층의 소비 부진이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개인회생사건 신청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성장률 둔화와 높은 금리 환경, 내수 침체가 겹치며 가계의 소비 여력이 더 줄어들고 있어 올해는 상황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채무 조정이 늘어나면 파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함께 커질 수 있지만 회생할 수 있는 제도가 충분히 뒷받침된다면 반드시 파산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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