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의 시대는 길어졌지만 스타의 생명은 오히려 짧아졌다. 노출은 많아졌고 소비의 속도는 더 빨라졌다. 기술은 화려함을 증폭시키지만, 인간을 오래 남게 하는 ‘깊이’에는 점점 인색해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묻게 된다. 스타는 어떻게 더 빛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더 깊어지느냐의 시대로 접어든 것은 아닐까.
탕웨이의 길은 이 질문에 대한 조용한 해답처럼 읽힌다. 그는 성공 직후 더 높은 곳으로 치솟은 배우가 아니라, 한 번 멈추고 사라졌다가 다시 돌아온 배우다. 영국으로 떠나기 전 이미 그는 중국과 아시아 영화계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다. 안 리 감독의 〈색, 계〉는 세계 영화계에 그의 이름을 각인시킨 작품이었고, 이전에도 〈경성경〉, 〈경화연운〉 등에서 단정한 지성과 절제된 감정선을 보여주며 주목받았다. 이 시기 그는 이미 스타였다. 그러나 그는 그 위치에 안주하지 않았다.
활동이 막히자 그는 해명도, 항의도 택하지 않았다. 대신 배움의 자리로 내려갔다. 언어를 다시 배우고 연기를 다시 공부했다. 이미 이름을 얻은 배우가 다시 학생이 되는 선택. 이 장면에서 우리는 스타가 아니라 자신을 단련하는 한 인간의 태도를 본다. 그리고 이 태도는 이후 그의 모든 연기에 스며든다.
한국 관객에게 다시 각인된 작품이 바로 〈만추〉다. 이 영화에서 그는 감정을 폭발시키지 않는다. 대사보다 침묵이 많고, 설명보다 여백이 크다. 그러나 관객은 그 여백 속에서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느낀다. 이후 〈무협〉, 〈베이징 러브 스토리〉 등에서도 그는 화려함보다 인물의 내면에 무게를 두는 연기를 이어갔다.
〈헤어질 결심〉에 이르면 그 절제는 정점에 이른다. 감정을 밀어붙이지 않으면서도 관객을 끝까지 붙잡는 힘. 이는 연기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시간 속에서 단련된 태도의 결과다.
이 지점에서 노자의 말이 떠오른다. 허이불굴(虛而不屈). 비어 있는 듯하나 꺾이지 않는 상태, 겉은 고요하지만 내면은 단단한 질서로 서 있는 상태다.
탕웨이의 연기는 바로 이 경지에 가깝다. 한 번 멈춰 서 본 사람, 한 번 원점으로 돌아가 본 사람에게서만 나오는 깊이다.
세계적인 스타 오드리 헵번 역시 스크린의 아이콘이었지만, 삶의 후반부를 구호 활동에 바쳤다. 한국의 김혜자 또한 사생활을 드러내기보다 연기와 봉사로 자신을 남겼다. 이들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보이는 화려함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 삶의 무게를 두었다는 점이다.
이제 질문은 우리 시대의 아이돌로 옮겨온다. BTS와 블랙핑크 같은 글로벌 아이돌은 이미 세계적 영향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진짜 시험은 이제부터다.
세계 무대에서 오래 남는 이름이 되려면 음악적 성취를 넘어 인간적 깊이가 더해져야 한다. 잠시 멈추는 시간,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 화려함에서 물러나 삶의 본질을 묻는 시간이 필요하다.
노자는 “반자는 도지동(反者 道之動)”이라 했다. 돌아감이 곧 도의 움직임이라는 뜻이다. 탕웨이의 길은 바로 이 ‘반(反)’의 궤적이다. 한 번 꺾이고, 다시 시작하며, 그 과정에서 단단해진 길이다.
스타가 오래 남으려면 박수의 크기가 아니라 침묵의 깊이가 필요하다. 소비되지 않으려는 절제, 스스로 선을 긋는 용기, 다시 배우려는 겸손. 이것이 스타를 단순한 연예인이 아니라 인문적 존재로 만든다.
탕웨이가 보여준 길은 단지 한 배우의 성공담이 아니다. 그것은 글로벌 스타가 오래 남는 방식에 대한 하나의 사례다. 더 높이 가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이 내려가는 것. 화려함에 취하지 않고 근본으로 돌아가는 것. 우리 시대의 아이돌 스타들 역시 결국 이 길 위에서 자신들의 영원성을 증명하게 될 것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