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 AI 칼럼] 전미경제학회를 압도한 'AI 생산성' 논쟁…한국 '추격자 전략'은 안 된다

새해에 열린 전미경제학회 연례회의는 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 관세 등 전통적 거시경제 이슈를 제치고 ‘인공지능(AI)’의 경제적 영향을 최대 화두로 떠올렸다. 올해 학회에서는 20여 개 관련 세션을 통해 AI가 생산성과 성장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전 세계 경제학계가 확인했다. 특히 AI가 향후 10년간 노동생산성을 연평균 약 1.8%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전망은 단순한 기술 논쟁을 넘어, 경제 구조 전환의 분기점에 들어섰음을 의미한다.

AI는 이미 한국과 세계 경제를 냉정한 현실과 치열한 가능성의 교차로로 몰아넣고 있다. 생산성 혁신은 빠르게 진행되는 반면, 사회적 적응은 상대적으로 더디게 나타나는 현상은 미국 경제에서도 관측된다. 미국에서는 GDP 성장률은 기대 이상을 기록하는데 고용 증가세는 둔화하는 괴리가 나타난다. 이는 AI 도입에 따른 생산성 상승과 전통적 고용 관계가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한국 경제는 이 흐름을 외면할 여유가 없다. 인구 감소와 저성장은 이미 성장 잠재력을 잠식하는 구조적 리스크로 자리 잡았다. AI는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니라 새로운 성장 좌표다. AI를 통한 생산성 향상과 산업 구조 재편은 세계 각국이 동시에 주목하는 기회이자 도전이다. 우리 정부와 경제계 역시 AI를 포함한 디지털·그린 전환을 경제 재도약의 핵심 축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사회적 설계와 포용적 전환이다. OECD 등 국제기구의 논의는 AI가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과 불평등 심화 가능성을 경고하면서도, 교육·재훈련, 사회적 대화, 포괄적 정책을 핵심 대응 방향으로 제시한다. AI가 생산성 개선의 엔진이 되려면 그 과실이 특정 계층이나 산업에만 집중되지 않고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구조적 장치가 필요하다.

2024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런 애쓰모글루 MIT 교수는 “AI는 피할 수 없는 미래지만, 어떤 AI를 선택할 것인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동자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의 AI 전략이 포용적 성장 가능성을 키우고, 재생에너지 기반의 지속가능한 경제 시스템 설계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여기서 한국 경제가 던져야 할 질문은 분명하다. 우리는 AI를 일부 선도 기업의 경쟁 도구로만 볼 것인가, 아니면 국가 차원의 구조적 혁신 전략으로 전환할 것인가. 단편적인 투자 확대나 기술 연구 지원만으로는 부족하다. 교육 시스템과 직업훈련, 사회보장체계와 노동시장 규범까지 AI 시대의 기반 조건 전반을 재설계해야 한다. 이는 기술 중심이 아니라 사람 중심의 혁신 모델을 구축하는 문제다.
 
인공지능과 경제구조 전환
인공지능과 경제구조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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