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통' 야당 3선 이혜훈 기획처 장관 후보자 과제는?

  • "韓경제, 퍼펙트스톰…민생·성장에 과감히 투자"

  • "재정이 국민 풍요롭게 만드는 선순환 만들 것"

 
이혜훈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9일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이혜훈 전 의원이 기획예산처 초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기획예산처 출범에 속도가 붙고 있다. 예산 편성과 재정 기획 등을 통한 민생 문제 해결이 이 후보자와 기획처의 최우선 과제로 거론된다.

이 후보자는 29일 서울 예금보험공사 임시 집무실로 출근하면서 “우리 경제가 단기적으로는 퍼펙트스톰 상태”라며 “불필요한 지출을 없애고 민생과 성장에는 과감히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퍼펙트스톰은 여러 악재가 동시에 발생해 위기가 증폭되는 상황을 뜻한다. 이 후보자는 우리 경제의 악재로 △인구 위기 △기후 위기 △양극화 △산업과 기술의 대격변 △지방 소멸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한국 경제의 위기는 갑자기 어느 날 불쑥 튀어나온 ‘블랙스완’이 아니라 많은 경보가 있었지만 방관해 온 ‘회색 코뿔소’”라고 진단했다. 회색 코뿔소는 충분히 예측 가능했음에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아 큰 위기로 번지는 상황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이 후보자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위기를 풀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단기적 대응을 넘어 더 멀리, 더 길게 보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해 기획처가 태어난 것”이라며 “그때그때 예산을 배정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 안목을 가지고 기획과 예산을 연동시키겠다. 국민의 세금이 미래를 위한 투자가 되고, 그 투자가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전략적 선순환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와 기획처는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 반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은행은 내년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1.8%를 기록한 뒤 2040년에는 0%대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기획재정부가 3%대 잠재성장률 회복을 위한 각종 밑그림을 제시한 가운데, 기획처의 지원 능력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불필요한 지출을 없애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는 일도 시급한 과제다. 지난해 정부의 국가채무는 1175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실질적인 나라 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도 악화일로다. 지난해 결산 기준 104조8000억원 적자로 국내총생산(GDP)의 4.1%를 기록했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3% 이내로 제한하는 재정 준칙 준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부처 분위기 정비와 소통 능력도 성과를 크게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2일을 기점으로 재정경제부는 세제와 조정 기능을 담당하고, 기획처는 예산 편성과 집행, 중장기 재정 전략 수립을 전담하게 된다.

기획처는 단년도 예산 관리에 그치지 않고 인구·산업·지역 구조 변화에 대응한 중장기 재정 청사진을 제시하며, 각 부처 정책이 재정 목표와 유기적으로 맞물리도록 조정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능이 분리된 만큼 재경부와의 긴밀한 협업은 물론, 타 부처의 정책 우선순위를 조율하는 조정 능력도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또 외부 인사인 이 후보자가 조직을 빠르게 장악하고 기획처의 역할과 권한을 명확히 정립할 수 있을지도 향후 성과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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