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젤렌스키, 종전 회담 위해 美 방문…러, 키이우 공습으로 무력 압박

  • 우크라 곳곳 폭발·정전 속 민간 피해…러 "드론 111대 격추"

  • 젤렌스키, 유럽·캐나다 지지 확보…러 "젤렌스키, 건설적 대화 준비 안 돼"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젤렌스키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젤렌스키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러·우 전쟁 종전 회담을 위해 27일 미국에 도착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종전안 협상을 앞두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공세를 강화하며 무력 시위에 나섰다.

로이터통신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이른 오전 키이우 곳곳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가 26~27일 밤사이 드론 약 500대와 미사일 40발을 동원해 키이우의 에너지 시설과 민간 인프라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공습의 직접적인 피해도 잇따랐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공습으로 에너지 인프라가 타격을 받아 주거지와 학교, 사회복지시설 등 다수 시설에 난방 공급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이호르 클리멘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대행은 이번 공격으로 최소 2명이 숨지고 2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

공습 여파로 키이우 일부 지역에 비상 정전 조치가 시행됐으며, 약 60만명이 전력 공급에 차질을 빚었다. 인접한 폴란드 남동부 지역 공항들도 일시 폐쇄되면서 폴란드군이 전투기를 긴급 출격시켰다. 러시아는 남부 오데사 등지에 대한 공세도 이어갔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역시 이에 맞서 이날 오후 러시아를 향해 대규모 드론 공격을 시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드론 111대를 격추했다고 발표했으며, 이로 인해 모스크바 일대 공항 운영이 일시 제한됐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종전안을 둘러싼 이견을 상당 부분 좁혔지만, 가장 민감한 영토 문제를 놓고는 여전히 견해 차가 존재한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양보를 압박하기 위해 키이우에 대한 대규모 공습이라는 고강도 군사행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지도부 역시 강경한 메시지를 이어갔다.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합동군 사령부를 방문해 우크라이나가 평화적 해결에 나서지 않을 경우 군사적 수단으로 임무를 완수하겠다며 지속적인 무력 사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종전 협상의 핵심 쟁점인 영토 문제와 관련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동부 도네츠크에서 군을 철수하고 돈바스 지역 영토를 할양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우크라이나는 현재 전선에서의 전투 중단을 원하고 있다.

이에 러시아는 협상 책임을 우크라이나 측에 돌리고 있다. 러시아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건설적 협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비난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타스통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정권과 그의 유럽 후견인들이 건설적인 대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을 안다"며 "이 정권은 우리나라의 민간 인프라를 겨냥한 사보타주(파괴공작)로 민간인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6일에도 우크라이나와 주로 유럽연합(EU)에 속한 후원자들이 문제 해결을 위한 합의를 지지하지 않으며 오히려 이를 무력화하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마지막 추진과 합의를 할 수 있을지는 상대방의 정치적 의지에 달렸다"며 인위적으로 합의 시한을 정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반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외교적 지지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종전안 회담을 위해 미국에 도착한 가운데, 회담에 앞서 유럽과 캐나다의 지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미국 도착에 앞서 캐나다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를 방문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회담했으며, 이후 화상회의 형식으로 유럽 지도자들과도 잇따라 협의했다. 카니 총리와 유럽 지도자들은 회담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지지를 표명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열릴 미·우 정상회담에서는 핵심 현안들이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우크라이나-미국 간 안보 보장과 우크라이나-유럽 간 안보 보장, 전후 번영 및 재건 계획, 단계적 행동 계획 등이 주요 의제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종전안 협상이 "잘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자신의 승인 없이는 종전안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gigs2026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