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극비리에 출국해 노르웨이 오슬로에 도착했다. 그는 베네수엘라 정부의 위험에도 당연히 돌아갈 것이라며 귀국 의사를 재확인했다.
11일(현지시간) AP·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마차도는 전날 밤 오슬로에 도착해 새벽 한 호텔 발코니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모습을 드러냈다. 이는 지난 1월 카라카스 반정부 시위 이후 11개월 만의 공식 행보다. 그는 청바지에 패딩 점퍼 차림으로 밖으로 나와 지지자들과 악수와 포옹을 나눴고, 현장에서 함께 베네수엘라 국가를 불렀다.
마차도는 “여러분 모두 베네수엘라로 돌아오면 좋겠다”고 말했고, 지지자들은 “자유! 자유!”, “대통령!”을 외치며 환호했다.
마차도는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의 탄압으로 오랜 기간 은신해왔으며 당국은 출국 금지 조치와 함께 출국 시 도주범으로 규정하겠다고 위협해왔다.
그럼에도 그는 철저히 극비리에 노르웨이행을 감행했고 노벨위원회도 그의 출국 여부를 행사 직전까지 알지 못했다. 다만 노벨평화상 시상식에는 악천후로 일정이 지연돼 참석하지 못했고, 그의 딸 아나 코리사 소사 마차도가 대신 무대에 섰다.
마차도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앞서 그는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내가 오슬로에 올 수 있게 목숨을 걸고 도와준 많은 사람 덕에 여기에 왔다”며 감사를 표했다. 마차도는 "그들(베네수엘라 정부)은 내가 테러리스트이며 평생 감옥에 있어야 한다면서 나를 찾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베네수엘라를 떠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는 "(베네수엘라로) 당연히 돌아갈 것"이라며 "내가 어떤 위험을 감수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의를 위해 내가 가장 필요한 곳에 있을 것"이라며 "얼마 전까지는 그곳이 베네수엘라라고 믿었지만, 오늘 대의를 위해 있어야 할 곳은 오슬로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마차도는 자국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철권통치에 맞서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다 당국의 구금 위협으로 모처에 몸을 숨긴 채 주로 온라인 활동을 해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재구성한 그의 탈출 과정은 ‘007 작전’에 가까웠다. 최근 1년간 카라카스 외곽에 숨어 지내온 마차도는 가발을 쓰고 변장을 한 채 은신처를 빠져나와 조력자 두 명과 함께 배가 있는 어촌으로 이동했다.
그는 약 10시간 동안 군 검문소 10곳을 통과하며 체포망을 피해갔고 심야에 도착한 뒤 나무로 된 작은 목선을 타고 카리브해를 건너 네덜란드령 퀴라소로 향했다.
항해 과정에서 악천후로 속도가 늦어진 데다 미군의 최근 공습 전례로 오인 사격 위험까지 있었지만 마차도 측은 출항 전 미군과 사전 조율해 위험을 줄였다고 WSJ은 전했다. 비슷한 시각 미 해군 F-18 전투기 두 대가 베네수엘라만 인근에서 선회한 정황도 포착됐으나, 미 당국은 관련 논평을 하지 않았다.
마차도는 이후 퀴라소에 도착해 미국 측 ‘탈출 전문’ 인사와 접선한 뒤 전용기를 타고 오슬로로 향했으며 탑승 전 "목숨을 걸고 애써준" 수많은 사람에게 감사하는 음성 메시지를 남겼다고 WSJ은 전했다. 그는 오슬로 이후 유럽 순방과 워싱턴DC 방문도 계획 중이지만 귀국할 경우 체포·기소 위험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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