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중심에는 여전히 특검 수사의 공정성 문제가 놓여 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이미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금품이 여야 모두에게 제공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장관에게 명품 시계와 현금 수천만 원을 전달했다는 구체적 진술까지 있었음에도 특검은 해당 사안을 수사 대상이 아니라며 경찰로 이첩했다. 법률 해석 문제가 있을 수 있으나, 정치권 전반에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특정 사안에만 소극적으로 대응한 모습은 공정성 논란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특검의 초기 대응은 절차적 신뢰를 흔들었다는 논란을 낳았다. 결국 대통령 지시에 따라 국가수사본부가 관련 수사에 나섰지만, 초기 단계에서의 판단이 제도의 신뢰를 훼손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공정성 논란을 부르는 수사는 존재 이유를 잃는다.
세계 여러 나라의 사례도 이를 확인시킨다. 미국 워터게이트 사건 당시 특별검사는 백악관의 압력에도 철저한 수사를 이어갔고 결국 진실을 밝혀냈다. 반대로 브라질의 ‘라바자토(세차) 스캔들’은 초기에 수사와 관련한 정치적 편향 논란이 제기되면서 신뢰가 흔들렸다. 공정성은 수사기관의 기반이라는 점을 해외 사례가 분명히 말해준다.
고전도 이를 오래전에 경고했다. 사마천은 “법은 공평무사해야 하며, 치우침은 곧 나라의 근심”이라고 했다. 맹자 또한 “정치는 곧 정명(正名)이요, 이름을 바로잡지 않으면 일이 바로 서지 않는다”고 했다. 이 가르침은 지금의 정치·사법 시스템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이름을 바로 세우는 첫걸음은 사실을 사실대로 밝히는 공정한 수사다.
국민이 기대하는 것은 누가 연루됐든, 어떤 정파가 유리하고 불리하든, 원칙대로 조사하고 책임지라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특정 인물과 관계자의 진퇴를 넘어, 수사기관의 공정성과 민주적 통제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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